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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 코지/히지카타 최후의 하루

미타니 코키의 흔해빠진 생활 ⑤ : 야마모토 코지의「히지카타」가 재등장

by 캇짱 2013. 10. 20.

☆★☆오랜만에 부장님 사진 보고 가실게요☆★☆


미타니 코키의 흔해빠진 생활 ⑤ (아사히 신문 2005년 4월 6일 ~ 2006년 4월 5일 연재분)

: 야마모토 코지의「히지카타」가 재등장


지난주는 야쿠쇼 코지 상에 대해 썼다. 이번 주는 또 한 명의「코지」야마모토 코지 군의 이야기.

그와는「오케피!」부터의 인연. 대본은 완성되어 있었고 캐스팅도 대부분 결정되어있던 때

최연소 퍼커션 연주자만이 공석이었다. 그런 때, 프로듀서에게 소개받은 것이 그다.

당시 나의「야마모토 코지」의 이미지는 TV 드라마에서 보는 순진(naive)한 청년.

그것은 역할과도 딱 맞아서 바로 출연을 결정했다.


그런데다. 실제로 연습을 해보니 그의「순진함」이 완전히 겉보기라는 것이 판명된다.

물론 섬세한 점도 있지만 그의 본성은 오히려「화내는 남자」였다.

납득할 수 없는 것이 있으면 바로 스탭에게 따진다. 

결코 도리에 맞지 않은 일로 화를 내진 않지만 조금이라도 열 받으면 명백하게 심기가 나빠진다.


처음에는 이 얼마나 성미가 급한 녀석이냐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이 그의 일에 대한 정열의 반대면이라는 것을 머지않아 깨닫는다.

본인에 의하면 연기에 관해 연출가와 부딪쳐서 그만두거나 잘린 적도 몇 번인가 있다고 한다.


「오케피!」가 끝난 시점에 그에 대한 인식은「손재주는 좋지만 사는 법은 서투른 남자」로 바뀌었다.

일견 순진해 보이는 청년은 실은 뜨거운 녀석으로, 하지만 그 실태는 역시 순진하다는 결국 본 그대로의 녀석이었다.


공연이 종반에 접어든 무렵, 나는 그에게「앞으로 4년 후에 1년 스케쥴을 비워두었으면 좋겠어」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이미 캐스팅이 진행되고 있던 대하드라마「신센구미!」의 히지카타 토시조 역에 그를 추천했다.

흰 피부의 예쁘장한 남자지만 그 안에 감쳐둔 반골정신과 마그마 같은 정열은 신센구미의 귀신 부장과 그대로 겹쳤다.

그리고 무엇보다 실재 히지카타 토시조의 사진과 매우 닮았다.


야마모토 코지가 연기한 히지카타는 지금까지의 역대 히지카타 배우 중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든다고 생각한다. 

그가 연기함에 따라 처음으로 등신대의 히지카타 토시조가 탄생한 것이 아닌가.


「신센구미!」의 속편이 제작된다. 내년(2006년) 정월에 방송될 예정이다. 

본래 내 안에서 그 드라마는 연말의 최종회로 완결했지만 

시청자 여러분에게「다음 이야기가 보고 싶어」라는 청원을 잔뜩 받아서 해 볼 생각이 들었다.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은 히지카타. 맹우 콘도 이사미를 잃고나서 그는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었는가.

이걸 쓰는 것은 꽤 난항이었다. 90분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얼마나「그 후」를 그릴까.

변함없이 드라마틱한 장면이 역사적 사실로서 산더미처럼 남아있다. 하지만 그 전부를 그리고 있을 여유는 없다.

어디에 집중할까. 이 정도까지 고민한 일은 지금까지 없었던 것 같다.


요전날 겨우 대본이 완성되었다. 

히지카타의 최후의 하루를 그린, 본편과는 조금 보여지는 것이 다른 하드한 작품으로 완성되었다고 생각한다.

그건 그 드라마를 사랑해준 시청자 여러분에 대한 보은. 

그리고 무엇보다 히지카타 토시조를 연기해내고 촬영 현장에서도 기분파인 성격을 억눌러가며 모두를 이끌어준 

야마모토 코지에 대한 나로부터의 자그마한 답례이기도 하다.



미타니 상이 고마운 건.. 코지 군을 끝까지 지켜봐 줬다는 거. 

납득할 수 없는 일에 바로 부딪혀오는 코지 군을 그냥 잘라버리는 연출가도 있었던 반면에

끝까지 지켜보고 진심을 읽었다. 과연 일본 굴지의 작가라고 할까.. 사람을 볼 줄 안다. 

그리고 미타니 상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고 훌륭한 연기 그 이상의 역할을 해 준 코지 군.

신센구미가 멋진 작품으로 완성될 수 있었던 건 그러한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