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뮤지컬 작품'이라는 틀을 넘어 '뮤지컬의 지도를 만들었다'고 부를 만한 작품이 몇 개인가 있다. 예를 들면「쇼 보트」「사운드 오브 뮤직」「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오페라의 유령」등이 그렇지만「RENT」또한 틀림없이 거기에 이름을 올리는 작품이다. 오프 브로드웨이 공연을 거쳐 브로드웨이 초연이 1996년. 당시의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 사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그들의 신상에 쏟아지는 여러 가지 곤란이나 아픔을 포함해 생생하게 그린 것, MTV 세대ㅑ의 현대 록 사운드로 점철되어 있는 것이 획기적으로 "지금"을 투영한 이 뮤지컬은 퓰리처상과 토니상을 수상했을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사랑받게 된다. 일본에서는 1998년에 초연. 그 후에도 일본판, 내일판 모두 상연을 거듭하고 있지만 역시 1998년 초연의 임팩트는 특별하여 뮤지컬 팬 사이에서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우츠노미야 타카시와 KIX-S의 TSUKASA, BARBE BOYS의 KONTA, B.B.퀸즈의 츠보쿠라 유이코 등 뮤지션을 중심으로 한 배우진 중에서 이야기의 내레이션부 마크를 연기한 당시 21살 야마모토 코지의 존재는 컸다. 오리지널 캐스트 안소니 랩을 방불케 하는 조금 허스키한 목소리와 어디를 잘라내도 마크일 뿐인 그 분위기. 그리고 샘솟는 작품 사랑. 일본판 RENT의 열광은 야마모토 코지에게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좋을 만큼 작품을 체현해 전설이 되었다. .....서론이 길어졌지만 그 "야마모토 마크"가 26년 만에 돌아왔다. 그가 마크 역을 맡는 브로드웨이 뮤지컬「RENT」가 8월 21일, 도큐 시어터 오브에서 개막. 미일 합작 프로덕션으로 전부 영어 상연(자막 첨부). 26년 전과는 공동 출연자도 언어도 다르지만 야마모토는 역시 마크 그 자체였다. 무대 오른편에는 쇠파이프로 구성된 크리스마스 트리. 중앙에는 금속제 테이블에 파이프 의자. 무골적이고 무기질적인 약간 건조한 무대 세트. 연출은 마이클 그라이프가 담당한 오리지널판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이번 연출은 트레이 엘릿), 「RENT」의 아이코닉한 아이템이 그대로 무대 위에 있는 것도, 「RENT」팬에게는 기쁜 부분. 그라이프 자신의 손에 의한 신연출판도 이미 존재하고 있어 그쪽도 다이나믹하고 매혹적이고 훌륭하지만 역시 오리지널판은 특별한 것이다. 거기에 먼저 로저 역의 알렉스 보니엘로가 등장해 기타를 조금 튕기자 캐스트가 일제히 스테이지에 들이닥친다. 그리고 마크의 모놀로그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캐스트 전원이 퍼포먼스를 하는 첫머리의 타이틀 넘버「RENT」에서 이미 열량이 높고 단번에 관객을 열광의 정점으로 끌어올린다. 「RENT」는 20세기 말 뉴욕을 무대로 집세(RENT)를 체납하는 가난과 약물, HIV,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 같은 아픔을 안고 있는 젊은이들이 그래도 꿈을 쫓고 때로 부딪히면서도 오늘을 사랑하며 힘껏 사는 모습을 그리는 군상극이다. 야마모토가 연기하는 마크는 영상작가로 동료들의 모습을 다큐멘터리로 기록하고 있다. HIV 양성인 동료들도 많은 가운데 음성인 그는 절박한 생명의 위기가 없는 대신 어딘가 소외감이나 열등감도 느끼고 있는 존재다. 야마모토는 생명의 불꽃을 태우며 살아가는 듯한 친구들 사이에서 고독함도 느끼게 하는 이물감을 자아내면서도 그 이상으로 이 커뮤니티를 사랑하고 힘껏 사는 젊은이로서 직설적으로 기쁨과 슬픔을 몸에서 폭발시켰다. 로저 역의 알렉스와의 주고 받음도 호흡이 잘 맞아 어머니의 전화 메시지를 들으면서 쪼아오는 로저를 성가시듯 받아넘기는 행동 등은 서로 장난치는 젊은이 그 자체. 또 표표하고 유머러스한 분위기도 매력으로 사랑의 라이벌 조앤과 공동 작업을 하며 노래하는「Tango: Maureen」은 야마모토의 높은 연기 센스가 폭발. 노래, 춤, 연기 모두가 절묘하고 훌륭했다. 마크의 동거인 로저 역의 알렉스 보니엘로는 브로드웨이 인기작「디어 에반 한센」의 코너 역을 800회 이상 연기한 인물. 달콤한 노랫 소리로 은둔형 외톨이인 음울한 로커를 정감있게 표현. 마크의 전 여자친구인 퍼포밍 아티스트 모린을 연기하는 것은 크리스탈 케이. 화려하고 자신감 넘치며 제멋대로인 점까지도 사랑스러운 모린을 귀여운 미소와 파워풀한 퍼포먼스로 매료시킨다. 이밖에 콜린 역의 애런 아넬 해링턴의 깊이있는 미성, 모린의 현 애인 조앤 역의 리안 안토니오의 재치있는 노랫 소리 등이 인상적. 이 공연을 위해 모인 출연진들은 젊고 다소 거친 면도 있지만 그 거침마저 매력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정열이 넘치는 뜨거운 무대를 선사했다. 동시에 아마 실제로 젊을 것인 배우진 안에 들어가도 아무런 위화감도 없는 야마모토 마크의 신선함, 젊은이 특유의 초조함이나 친구 사이의 장단이라는 것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그 연기력에도 감동받았다. 전날에 진행된 회견에서 야마모토는 "드디어 이날이 왔구나 라는 느낌. 26년 전에 연기했으므로 여러 가지 추억이 되살아나는 순간도 많이 있었지만 연습도 충분히 할 수 있었고 만반의 준비로 여러분에게 좋은「RENT」를 전해드릴 수 있어요. 별로 본 적 없는 듯한 무대가 되었다고 생각하므로 꼭 이번 기회에 극장에 놀러와주세요"라고 코멘트. 26년 전의「RENT」를 목격할 수 있었던 사람도 나중에 그 전설을 알고 억울하게 생각하던 사람도 2024년판「RENT」에는 2024년 야마모토 마크에는 아직 늦지 않았다. 아마 이 공연도 십년 후에는 전설로 회자되고 있을 것이 분명하므로 지금 당장 달려가두자. 글 히라노 사치에, 촬영 미야가와 마이코 출처 피아 |
야마모토 코지/뮤지컬 R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