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냉정 침착하고 포커 페이스, 냉혹한 만큼 엄격하고 직무에 충실한 남자. 더 덧붙이자면 싫은 녀석. 「사나다마루」의 이시다 미츠나리(야마모토 코지)의 이미지는 당초 그렇지 않았는가. 그런데 최근, 상당히 모습이 달라졌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코히나타 후미요)사후, 도쿠가와 이에야스(우치노 세이요)사이의 대립이 심화되면서 감정을 드러내는 장면이 증가. 제33회 "동란"에서 보여준 주위의 제지를 듣지 않고 도쿠가와 저택에 쳐들어 가려는 냉정을 잃은 모습 등은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야마모토가 종종 인터뷰에서 말했듯이 본 작품의 미츠나리는 원래「내면에 열정을 감춘 사내」. 챠챠(타케우치 유코)의 임신을 야유하는 낙서를 한 범인의 친인척까지 모두 극형으로 몰고 가는 히데요시에게 목숨을 걸고 간하는 등(제20회"전조") 이따금 그런 일면을 보여왔다. 그것이 이제는 한꺼번에 표출. 지금은 히데요시 사후의 도요토미 가를 지키려는 뜨거운 남자로 탈바꿈했다.
한편 그런 미츠나리와는 대조적으로 항상 차분하고 온후한 것이 오타니 요시츠구. 연기하는 카타오카 아이노스케는「한자와 나오키」(13)에서 맡은 텐션 높은 언니 캐릭터가 유명하지만 본 작품에서는 차분한 연기로 요시츠구를 호연. 그 모습이 미츠나리의 뜨거움을 보다 두드러지게 한다.
제33회 "동란"에서 이에야스 암살에 협력을 구하러 온 미츠나리에게 이에야스를 돕겠다는 의사를 전하는 장면은 미츠나리의 무모한 행동을 단념하게 하려는 우정으로 넘쳤다.
맹우로서 도요토미 가문을 지탱해 온 두 사람은 머지않아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함께 서군으로서 이에야스가 이끄는 동군과 결전을 펼치게 된다. 그 향방을 점치는 의미로 되짚어 보고 싶은 것이 10년 전에 야마모토와 카타오카가 공연한「신선조!! 히지카타 토시조 최후의 하루」(06)이다.
이 드라마는 2004년 대하드라마「신선조!」의 후일담에 해당하는, 콘도 이사미(카토리 싱고)사후의 신선조를 이끄는 히지카타 토시조(야마모토)가 구막부군을 이끄는 에노모토 다케아키(카타오카)와 함께 하코다테에서 신정부군을 상대로 마지막 싸움을 펼친다.
콘도를 잃고 죽을 곳을 찾아 계속 싸우는 히지카타. 한편 에노모토는 전쟁 국면의 타개가 곤란한 것을 깨닫고 병사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항복하고 자신은 할복할 각오를 다지고 있었다. 함께 죽음을 각오하고 있던 두 사람은 반발하면서도 이야기를 하는 사이에 유대를 맺고, 머지않아 살기 위해 전장을 향한다.
각본은 물론「신선조!」,「사나다마루」의 미타니 코키. 그렇기에 "나는 쓸데없는 게 싫을 뿐이다"라는 미츠나리스러운 말이 히지카타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등 지금 보면 열혈한의 히지카타와 냉정한 에노모토의 관계가 미츠나리와 요시츠구에게 맞물리는 부분도 있어 흥미롭다.
야마모토와 카타오카가 다시 팀을 이룬 세키가하라 전투가 히지카타와 에노모토를 방불케 할 것인지. 어느 쪽이든 뜨거운 전개가 될 것임은 틀림없다.
「사나다마루」는 그동안 "승자보다 패자에게 매력을 느낀다"라고 말하는 미타니의 각본과 배우들의 열연으로 다케다 씨와 호죠 씨의 멸망과 도요토미 히데츠구의 자해 등 가슴에 남는 패자의 드라마를 여럿 보내왔다. 지금까지 드라마를 북돋아 온 두 사람이 맞이하는 최대 고비가 그것들과 견줄 명장면이 될 것을 기대한다.
(라이터 : 이노우에 켄이치)
영화를 중심으로 잡지나 무크, WEB 등에 인터뷰, 해설 기사 등을 집필. 공저「현대영화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