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주 빅터 프랑건명슈타인이 보우하사 충만하다.
이런 기분 너무 오랜만에 느껴본다. 공연 볼 날을 기다리며 설레고 공연 보고 돌아오면서도 설레고 여전히 설렌다.
지난 번에 프랑켄을 처음 보고 건빅터는 좋지만 그밖에는... 이란 나름 쿨내나는 후기를 남겼었는데
(↑ 아직 이성이란 게 남아있던 시기)
그 다음 날부터 앓이가 시작되더니 모든 넘버가 귓가에서 메아리치고 홀린 듯이 표를 잡고 잡고 또 잡고
뭐야, 이거 다시 보니까 왜 이렇게 재미있어?
공연 시간이 3시간이나 되는데 내 빅터 나오는 두 시간을 제외하곤 다 들어냈으면 좋겠다.
가 당시의 솔직한 감상이었으나 다시 보니까 그 지루하던 2막도 재미있더라.
이건 2막의 건자크 캐릭터가 자리를 잡은 것도 한몫한 것 같고. 다크 서클도 사랑스러워 >ㅁ<
3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
어제 공연은 이 한 줄로 압축할 수 있다.
ㅂ은태 배우도 케미란 게 있구나..
이 배우는 노래도 연기도 인성도(?) 목석 같아서 남들이 다 좋다해도 개인적으로는 별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피하는 배우 중 하나였고 상대 배우와 케미 같은 건 전혀 기대할 수도 없었는데
(오죽하면 민중과 케미가 돋는다느니 뒤에 보이는 간판과 어울린다느니 하겠어 ㅋㅋ)
드디어 케미가 생기는 배우를 만났다.
야익 ㅋㅋㅋ 평생 이건명이랑 붙어다녀랏 ㅋㅋㅋㅋㅋ
감옥씬에서 둘이 손잡고 죽네마네 울먹이는데 내가 지금 실시간으로 뭘 보고 있는 거야 싶었잖아;;;;
(건명옵 인터뷰 보니 내가 제대로 이해한 거 맞구나.)
은태 배우도 잘했지만 일차적으로 우리 케미 왕자님의 공이 크다고 봐요.
여하튼 1막에서 개연성 부족으로 느껴졌던 빅터-앙리의 관계에서 앙리의 희생이 이해가 될 정도였다.
그러니까 앙리는 목숨을 바칠 정도로 빅터를 사, 사랑했구나;;;
건빅터가 조금 감정이 과해지는 지점이 있는데 은앙리의 가라앉은 느낌이 그걸 상쇄해주는지
건빅터의 연기도 지난 번에 봤을 때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느껴졌다.
지난 번 건빅터에게서 유일하게 아쉬웠던 부분이 좋은 방향으로 다듬어진 것 같아.
그렇게 앙리는 좋았는데 괴물은 더블 캐스트인 지상 배우가 취향이다.
연기 노선이 확연히 다른데-이건 평소 이 배우들의 개성과도 일치한다-
은태 괴물은 빅터가 만들고자 했던 초월한 인간, 더 나아가 신적인 존재로 완성되었고
지상 괴물은 정신 연령도 어리고 다리도 절고 사랑을 갈구하는 불량품 느낌이랄까.
그래서 둘 중 고르라면 지상 괴물에게 더 마음이 가고 건빅터와도 대본 이상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좋더라.
엔딩 북극씬에서도 은태 괴물이라면 이대로 빅터를 안아올려 (나 촘 기대했잖아 ㅋㅋ)
데려가서 자기 같은 불멸의 존재로 만들어버릴 것만도 같았다. "이게 내 복수야" 라며.
빅터 실험일지만 훑어보고도 생명창조 정도는 거뜬히 해낼 느낌. 그만큼 빅터를 손바닥에 두고 내려다보는 존재였다.
하지만 그 내려다보는 느낌 말고 실제로 내려다보게 되면 왜때문에 연기가..
다리 위나 창문 앞에서 특유의 팔 벌리고 눈 부릅뜨는 연기는 전작 생각도 나고 한계가 느껴진다.
다시 말하지만 ㅂ은태 배우는 이건명 배우랑 반경 5m 내에서 떨어지지 마요. 위로 올라가지맛!! ㅋㅋㅋ
어떤 한계에 부딪쳐도 케미 왕자와 함께하면 구원받으리.
전반적으로 노래 합이나 부딪치는 느낌은 건한이 취향인데
(이 둘이 만나면 정말 속이 뻥 뚫리는 느낌. '단 하나의 미래'에서 지앙리의 하극상이 볼 만하다.)
건빅터가 은앙리 만나면 카리스마가 더 세지고 더 강해진 느낌을 받아서 이것도 포기할 수가 없네.
지금 이 순간 나에게 다음 주 티켓이 있다는 사실이 행복하다.
내가 이걸 4월에 봐서 얼마나 다행인지.. 그래도 한 달은 통장을 사수할 수 있었어. 앞으로 남은 한 달이 걱정이지만;;
우선은 막공 티켓팅에서 승리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