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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를 말한다

건빅터, 날 가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by 캇짱 2014. 4. 10.

왜 아무도 나에게 말해주지 않았나, 이.건.명이 제복을 입고 나온다고!!!!!

(이건 내가 스포를 피해다닌 탓도 있지만 어쨌든) 움직일 때마다 코트가 사락사락 하는데 넘흐 좋더라.

그리고 코트를 벗으니까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서 숨이 막혀요. 건명옵 몸매가 저렇게 좋았었나?

그동안도 훤칠한 느낌은 있었지만 이번엔 뭔가 달라.. 다르다고!!  


 <- 이거다! 이거야! >ㅁ<


아무래도 빅터빨인 거 같다. 캐릭터가 심히 내 취향. 

건명옵이 연기한 캐릭터 중에 벤볼리오가 제일 좋은데

벤볼리오와 견줄 만한 아니, 뛰어넘을 만한 캐릭터가 나왔어. 날 가져요, 건빅터ㅠㅠㅠㅠㅠㅠㅠㅠ

가이드곡 들었을 때부터 생각했지만 위대한 생명창조 지르는 부분에선 어딘가 롬앤줄 느낌이 나기도 해. 


아는 사람은 알겠지. 내가 이 구역의 이건명빠였단 걸. 

허나, 근간의 작품 선택이 심하게 본인의 취향과 어긋나고 어긋나고 어긋나서 마지막으로 본 게 잭더리퍼였던가.. 

뭔가 내가 좋아했던 건명옵의 모습이 점점 옅어지는 느낌이라 자연스럽게 멀어졌는데

그렇게 오랜만에 본 건명옵은 그대로였다. 너무나도 그대로여서 반가웠다.

여전히 무대 위에서 빛나는 배우였고 특유의 버릇ㅋ도 여전했다. 

음... 변해버린 건 나였을까?



여하튼 건빅터가 촘 짱이다.

어린 시절의 상처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아이,

그의 주변엔 그를 사랑하는 사람이 많지만 정작 본인은 사랑을 할 줄 몰라.

아니, 사실 그 나름대로 사랑했지만 표현을 할 줄 몰랐다는 게 맞겠지. 

그런 그가 유일하게 마음을 주었던 친구가 죽고 심지어 자기 대신! 궁극의 목적을 위해 희생했다.

그 친구를 되살리는데 성공하지만 그건 친구가 아니었고 친구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친구였을지도 모르고..

하... 이런 캐릭터는 뻔히 노림수란 걸 알면서도 넘어갈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부모 잃은 귀족 도련님이잖아. 더 설명할 필요 있나? 그냥 여기가 내 자리요 하고 눕는 거지ㅠㅠㅠㅠ


극 자체는 지킬, 잭더리퍼, 레미즈 기타 등등을 적당히 버무린 느낌이었고

(보고 있으면 이 장면 저 장면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을 받는다)

배우들은 어느 순간부터 누가 질새라 노래 자랑을 해댔고

문제의 1인 2역은 앙리-괴물을 제외하곤 딱히 해야할 필요성을 못 느꼈지만

굳이 따지자면 예산 절감 차원에서 필요했던 걸지도 모른다.

연출은 누가 왕 연출 아니랄까봐 플래시백의 남발이고 

그치만 누나 죽고 나오는 빅터 어린 시절 회상만큼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특히 엘렌 역 안유진 씨의 연기가 좋다. 


요즘 가장 핫하지만 어째서인지 최근작들과는 인연이 닿지 못한 지상 배우는

정말 오랜만-이건명의 오랜만과는 차원이 다른 오랜만-에 봤는데..

(남들이 다 홍토비 빨 때 지상 토비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나요.) 

이번에 더블 캐스트 분이 취향이 아니라서 이쪽을 택했는데 이 배우도 같은 과네?

목소리도 좋고 노래도 잘하고 성량도 빵빵하지만 ... 여기선 좀 더 연기가 필요한 싶은 거다. 

심지어 단두대로 향하면서 노래할 때 오케스트라 연주와 박자 맞춰서 뙇 하고 끝내는 모션?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락 밴드 공연에서 보컬이 마지막 드럼 소리에 맞춰서 뙇! 뛰어오르는 듯한 느낌

...을 주는 건 좀 아니지 않나. 기본적으로 배우가 자기 노래에 취하는 타입인 듯.

오래전 그의 모습보다 분명 성장했겠지만 아쉬운 점부터 보이고 마는 건 그 사이 내 눈도 높아졌다는 거겠지.


비단 이 배우 뿐만이 아니라 노래 끝날 때마다 배우들이 주먹을 쥐는 결의에 찬 모습들을 자주 보이는데,

아, 진짜 노래 자랑 대회 아니라니까 ㅋㅋ 대극장 극들이 대부분 그러하지만 프랑켄은 유독 심하다. 

다들 한두곡씩 솔로곡을 뽑아주며 노래 자랑을 하는데 어느 순간 캐릭터의 감정보다 나 이렇게 노래 잘해요-가 되어버려.

이건 애당초 자비 없는 작곡자 탓이기도 하겠지. 그런 거 치고 위대한 건명창조를 제외하면 딱히 기억에 남는 노래도 없다. 

고음만 질러댄다고 감동을 주는 건 아니잖아요. 그리고 뭔 놈의 가사를 그렇게 구겨넣었는지 절반도 못 알아듣겠더라. 


철저하게 빅터에게 감정이입해서 빅터 시선으로 따라가다보니 2막 초반은 좀 지루했고

(내 빅터 언제 나오냐고!! 하는 심정으로 봤다.) 

그렇게 다들 당연히 빅터에게 이입하고 보는 줄 알았는데 후기 보니 뜻밖에 괴물에게 이입한 사람들이 많더라?

처음부터 끝까지 불쌍한 내 빅터에게 개객끼라니요ㅠㅠㅠㅠ 

물론 괴물의 심정도 충분히 알겠고 그쪽에 이입하는 사람들도 이해가 된다. 

누구랄 것 없이 배우의 감정 소모가 심한 극이었다. 


앙리는 첫 등장땐 매우 고지식하고 융통성 없어보였는데

술집씬에선 성격이 바뀐 거 같았고 물론 그 사이 빅터랑 많이 친해진 거겠지만

그 변화가 초반 캐릭터로 미루어볼 때 나올 수 없는 범위였달까.. 

그런저런 이유로 연기는 괴물일 때가 상대적으로 좋았다.

특히 마지막 북극씬에서 누워있는 빅터에게 다가가 쓰러지듯 폭 안기는 게..

나는 줄곧 빅터 시선으로만 보고 있었는데 그 순간만큼은 괴물에게 마음을 내어주고 말았다.

괴물이 계속 빅터가 처음 입혀준 코트만 입고 다니는 것도 좋아~


하여간 내가 이걸 또 봐야겠는데 나 여름에 일본 가야 하는데요.  

집에 오자마자 원작부터 질렀다. 난 아마 안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