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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 코지/연극 대지(大地)

미타니 코키의 흔해빠진 생활 : 998. 신작「대지」는 나의 배우론

by 캇짱 2020. 7. 17.

2020.07.02 아사히 신문 미타니 코키 칼럼


신작 무대「대지」. 본래라면 지난 달에는 막이 열렸을 테지만 코로나의 영향으로 첫공이 어긋나 이번주가 되었다.


어느 가공의 공산주의국가. 반체제 사람들은 모조리 체포되어 지방의 농장에서 강제 노동을 당하고 있다. 그 중에 배우만이 모인 시설이 있다.


문화대혁명 당시 중국에서는 실제로 그러한 사실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중국 영화 프로듀서에게서 배웠다. 그것을 토대로 설정을 동유럽으로 바꿨다. 배우들의 집단 생활을 그린 작품으로 옛날에는 배우 전문 양로원을 다룬 뒤비비에르 감독 작품「여로의 끝」, 최근에는 역시 배우만의 양로원이 무대인 쿠라모토 소우 각본의「평온한 시리즈」가 있지만 현역 배우들이 공동생활을 보내는 이야기는 그다지 없었던 것 같다.


내가 아는 배우들은 모두 개성적이다. 애초에 남 앞에 나서 연기를 하는 거니까 자기 현시욕이 없으면 해나갈 수 없다. 물론 그 많고 적음은 있다.「내가」「내가」라고 항상 주목받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사람도 있고 극히 소극적으로「부탁이니까 나를 보지 말아주세요」라고 말하며 살짝 앞으로 나오는 타입도 있다. 배우로서의 능력과 자기 현시욕의 양이 결코 비례하지 않는 것이 또한 재미있는 점. 주장이 강하지만 연기가 서투른 사람도 있고 앞에 나오진 않지만 연기를 잘하는 사람도 있다. 앞에 나오지 않고 연기도 서투른 사람도 있지만 그러한 사람은 빨리 다른 직장에 취직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그런 배우들이 강제적으로 모여 한 지붕 아래에서 생활한다. 살 집을 짓고 가구를 만들고 땅을 일군다. 물론 연기를 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거기서 그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어떤 행동을 일으킬 것인가.


이전부터「배우」를 테마로 쓰고 싶다고 생각했다. 처음 이야기를 듣는 순간 이건 안성맞춤인 제재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문혁의 시대에 일어난 문화인 탄압은 매우 가혹한 것으로 과연 희극은 아니다. 설정을 가공의 나라로 한 것은 그런 이유에서. 내가 쓰고 싶은 것은 어디까지나「배우에 대해서」이지 역사적 사실은 아니기 때문이다.


써보니 알게된 것이 있다. 이러한 한정된 공간의 군상극이라면 대개는 어떤 사상을 가진 인간과 그에 정면으로 반발하는 인간과의 대립이 이야기의 기반이 된다. 갈등의 명수 피터 쉐퍼라고 해도 분명 그렇게 하지 않았으려나. 하지만 이번에 배우끼리의 극적인 대립은 없다. 직접 쓰면서도 신기했다. 그들은 전혀 부딪쳐주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이야기는 그들과 그들을 관리하는 측의 싸움이 되어간다.


왜 이렇게 되었는지는 생각해봤다. 배우들은 항상 집단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자기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스태프나 공연자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협조성과 자기주장의 밸런스를 항상 취하면서 매일 살아가고 있다. 그런 그들을 계속 봐왔으니까 내가 그린「배우」들도 또한 어디선가 협조를 중시하고 있는 것이겠지. 그래서 그들은 결코 부딪치지 않는다.


「대지」는 나의「배우」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