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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 코지/마하고니시의 흥망

시어터 가이드 2016. 10월호「마하고니 시의 흥망」시라이 아키라 X 야마모토 코지

by 캇짱 2016. 12. 10.


술에 여자에 갬블, 욕망의 마을 마하고니 시에 꿈을 안고 모이는 사람들과 그 멸망.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비아냥을 내포한 브레히트 작 & 바일 작곡에 의한 날카롭고 예리한 연극이 상연된다. 

지금까지도「보이체크」(13년),「Lost Memory Theatre」(14년) 등에서 참신한 무대를 배출해온

시라이 아키라 연출 & 야마모토 코지 주연인 만큼 이번에도 녹록지 않은 작품이 될 듯하다.


ㅡ 연습 풍경을 들어볼 수 있을까요?


야마모토  캐스트 연령폭이 넓고 저에게 있어서는 신선한 팀이네요.


시라이     나카오 미에 상, 카미죠 츠네히코 상, 후루야 잇코우 상이라는 더할 나위 없는 베테랑 분들이 모여주셨죠.

             황야에 욕망의 마을을 만드는 3인조는 노회한 분위기를 내면서 가창력 있는 분들이 연기해주셨으면 했어. 

             나오는 것만으로도 박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야마모토  젊은이도 들뜨지 않는 장인 분들뿐이고. 이번에 저, 공연 경험이 있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재미있었던 게 "쿠르트 바일은 어렵네요"라고 이야기를 하던 때...


시라이     아, 그 이야기 들었다(웃음)


야마모토  어느 분이 "뮤지컬은 하신 적이 있나요?"라고 물어봤어요..."나도 아직 멀었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일동 웃음)

             하지만 이건 제가 작품을 만들 때에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저에 대해 알고 있고 익숙한 사람보다도 만난 적도 없는 사람과 하는 편이 기쁨이 있어요.

             제각각의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시라이 상 곁에 모여 한 덩어리가 되어가는 느낌이 굉장히 재미있어.


ㅡ 「마하고니 시의 흥망」은 일본에서는 상연 기회가 적은 작품이에요.


시라이     이건 브레히트가 경제 지상주의 세상에 대한 경종으로서 쓴 작품이죠.

             역사는 대개 백년 주기로 반복되는 느낌이 드는데 러시아 혁명이 일어난 1917년부터 셈하면 내년은 100년.

             지금도 변하지 않는 경제 지상주의의 세상을 보고 있으면

             사회의 구조가 크게 뒤집힐 듯한 사건이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이 들기 이를 데 없어요.

             그런 시대에 이 작품을 상연하는 것에는 의미를 느끼네요.

             이 작품은 1930년, 나치즘이 대두하고 전체주의의 암운이 자욱해지는 시대의 독일에서 초연되었습니다.

             당시의 "필요 없는 것은 배타한다" 풍조와 현대 사회의 공기가 가깝다고도 느끼고.

             그리고 코지군에게는 마하고니 시에 의문을 품기 시작하는 짐처럼

             어딘가 세상을 삐딱하게 보는 듯한 인물이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그가 아직 소년이었을 시절부터 공연하고 있습니다만 '이 아이는 속셈이 있어'라고 계속 생각했으니까^^

             어딘가 한 마리 늑대 같은 독자적인 부분이 있어서 거기에 나는 공감하는 걸지도 모르겠어.

             세간의 야마모토 코지 이미지와는 다를지도 모르지만.


야마모토  시라이 상은 저를 좋은 상태로 더렵혀주는 느낌이 들고 배우의 내면을 파고 들어준다.

             '이런 작품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구나'라고 생각하게 해주는 분이에요.

             그리고 연습과 본공연을 통해 나날이 연기의 이너 머슬(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근육)을 단련시켜준다.

             쓸데없는 부분이 떨어지고 바짝 조여져서 움직이기 편해져가는 감각을 얻을 수 있어요.


ㅡ 쿠르트 바일의 악곡은 어떠세요?


야마모토  처음엔 '어라? 이걸로 음정이 맞는 걸까?'가 되지만 노래하면 할수록 '과연'이 되어가고

             위화감이 신기함과 쾌감이 되어오는 곡이에요. 어렵지만 즐거워. 

             제대로 몸에 익혀 노래하면 매우 재미있겠지 생각하네요.


시라이     유태인 음악에서 출발한 음계가 독특하죠


야마모토  바일은 유태인인가요?


시라이     맞아. 그의 곡은 재즈의 영향도 받고 있고 클래식의 현대 음악성도 채택하고 있어서

             여러 가지 맛이 들어간 무국적 감각이 재미있어. 일본적인 멜로디로 들릴 때도 있지?


야마모토  있네요. 신기한 부유감이 있는 선율이고 묘하게 잊혀지지 않는 곡뿐이에요.


시라이     내가 바일의 음악을 처음 들은 10대 때도 이상하게 몸에서 빠지지 않는 감각을 맛보았어.

              20세 정도 때에 본 검은 텐트의 「쇼와3부작」은 바일의 곡을 사용해서 사토 마코토 상의 가사가 정말 훌륭했어요.

              그 말의 리듬으로 바일의 음악이 몸에 들어오는 감각을 배웠습니다. 몸에 착 달라붙는 느낌이 들지.


ㅡ「페르귄트」(15년)에서도 한 팀이었던 프리 재즈 피아니스트 스가다이로 상이 무대 위에서 연주하고

   이번엔 음악감독도 맡습니다.


시라이    '바일을 스가다이로에게 던져보면 어떻게 될까?'라는 순수한 호기심으로 부탁드렸습니다.

             우연히도 처음에 코지군이 만난 적 없는 사람과의 작업이 두근두근한다고 말해주었죠.

             음악도 그것과 같아서 뮤지컬에 익숙한 분과 하는 편이 작업은 원할할지도 모르지만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과 하고 싶어요. 이번엔 Ruu 상이라는 연극과는 다른 분야의 안무가 분도 불렀고요. 

             연극 형식에 위화를 일으키겠지 하는 사람들을 집합시키고 싶었고 마을이란 그런 잡다한 것일 테고요.


ㅡ 무대 위에 특설된 객석 '마하고니 시민석'의 의도도 가르쳐주시겠습니까?


시라이    이상으로는 여기에 앉은 관객 분들은 마하고니 시에 찾아온 기분으로 상연 중에도 좋을 대로 움직여줬으면 좋겠어.

             일부러 보기 힘든 객석을 만들었으므로 보기 편한 부분으로 가거나 "보기 힘들잖아!"라고 화를 내주세요.


ㅡ 배우는 두근두근하겠네요


야마모토  아뇨. 정신론으로 가면 완전 시라이 상과 동감이에요^^


시라이    아, 그래? 좋네~


야마모토  그 좌석에 앉아 "안 보여"라는 것도 어느 의미 그 사람의 특권인 거예요


시라이     그 말대로네


야마모토  관객도 배우도 서로 아부하지 말고 대면하자고요!^^ 

             이번엔 '연기로 이걸 전하고 싶어'라는 이쪽의 제멋대로인 생각은 없이

             우리보다 관객 여러분이 세계관을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요소가 만재합니다. 

             여러분의 움직임에 이쪽도 반응할 거고 그것도 전부 연출로서 보여줄 수 있다면 좋겠네요.

             이 좌석에서 포켓몬을 찾아주셔도 괜찮고^^


시라이     (진지한 표정으로) 그거 엄청 재미있는 아이디어. 하지만 나「포켓몬 GO」하지 않으니까 룰을 가르쳐주지 않으면...


야마모토  시라이 상은 연습실에 레어한 몬스터를 모으고 있으니까 하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소년 시절부터 남달랐던 코지군을 꿰뚫어 본 시라이 상.

시라이 상은 보이체크 대담에서도 코지군에겐 어느 종류의 결핍과 파탄이 있다고 했지.

코지군이 본 젠틀한 시라이 상 만큼이나 시라이 상이 본 한 마리 늑대 같은 코지군이 흥미롭다.  


뮤지컬 경력만 30년인 코지군에게 뮤지컬 해봤냐고 물어본 사람은 누구일까? ㅋㅋㅋ

코지군이 아직 멀은 거면 이 분야에 살아남을 사람 얼마 없어요~ ㅋㅋ


그나저나 코지군 설마 포켓몬 모으니?? ㅋㅋㅋㅋㅋ 

그냥 유행하는 게임이라서 이야기한 걸 수도 있지만 시라이 상이 룰을 가르쳐달라고 하는 것도 그렇고

게임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다. 아아~ 상상하니까 넘나 귀엽잖아ㅠㅠㅠㅠ

그 와중에 시라이 상은 연습실에 레어한 몬스터를 모으고 있다고 

최상의 스태프와 베테랑 배우들을 순간적으로 몬스터에 비유하는 것도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