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물 + 보이지 않는 고동 : 야마모토 코지(보이체크), 마이코(마리)
보이체크 : 마리, 가자! 시간이 됐어
마리 : 어디에? 어디에 가자는 거야, 프란츠?
보이체크 : 모르겠어. 나도 모르겠어, 마리
마리 : 이런 곳엔 처음 왔어. 이 연못은 깊을까?
보이체크 : 모르겠어
마리 : 안쪽으로 가면 깊을 거 같네. 어떤 물고기가 있을까?
분명 여름엔 잠수해서 조개를 잡을 수 있을 거야
어느 새 밤이 됐어. 슬슬 돌아가자. 저쪽으로 나가면 분명 마을로 돌아갈 수 있을 거야
보이체크 : 잠시 여기에 있자, 자, 앉아
마리 : 하지만 이제 돌아가야 해. 그 애가 분명 울고 있을 거야. 프란츠?
보이체크 : 너랑 만난 지 얼마나 됐지?
마리 : 다음 성령 강림절이면 2년이 돼.
보이체크 : 앞으로 얼마나 계속될까?
마리 : 돌아가야겠어. 저녁 준비가 아직이야. 프란츠?
보이체크 : 푸른 하늘 빛이 바래고 바람이 얼어붙어가
멀어져가는 신기루♪
추워, 마리? 하지만 손은 무척 따뜻해.
마리 : 프란츠?
보이체크 : 왜 입술은 뜨거운 거야? 뜨거운 창녀 같은 숨결이네.
하지만 난 말이야, 천국에 갈 수 없어도 좋으니까 너와 한 번 더 키스를 하고 싶어
그리고 몸이 차가워지면 더는 한기가 들지도 않을 거야.
밤새도록 이슬에 젖어도 추위 같은 건 느끼지 않을 거야.
마리 : 무슨 말이야?
보이체크 : 모르겠어. 나는 모르겠어, 마리
마리 : 봐! 달이 붉어
보이체크 : 마치 피투성이의 날붙이 같군
영원은 순간이라고 순간은 영원이라고 하지만 믿을 수 없어
몰래 찾아오는 밤의 장막♪
(마리, 보이체크의 칼을 본다)
마리 : 뭘 하려고 프란츠? 프란츠! 그만 둬, 부탁이야! 부탁이야!
보이체크 : 깨닫지 못한 채로 오늘도 지나♪
마리 : 누가! 누가 좀 도와줘요!
보이체크 : 마리 (바닥에 주저앉은 마리에게 손을 내민다)
마리 : 악! 아파! 아아아아악!
보이체크 : 시간을 농락하는 것에♪
마리 : 아아악! 아야!
보이체크 : 조종당해 춤 출뿐♪
마리 : 아야...아....
보이체크 : 그래도 그저 인생은 계속 된다♪
이 녀석 아직도 안 죽었어? 이럼 어때? 이래도!
아직 움찔움찔 하네. (또 찌른다) 아직이야? 이걸로도 안 되나?
죽었냐? 죽었어? 죽었어 죽었어 죽었어 죽었어 죽었어! 죽었어..
같은 멜로디, 같은 가사이지만 코지군의 연기가 더해져 다른 느낌, 다른 의미로 들리는 노래.
야마모토 코지의 나무랄 데 없는 움직임과 탁월한 표현력에는 그저 혀를 내두를 뿐이다.
붉은 달 아래서 한 손에 칼을 숨기고 다른 손으로 정답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모습은
메모리얼 CD의 뒷표지가 되었을 정도로 상징적인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