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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 코지/보이체크(Woyzeck)

음악극「보이체크」주연 야마모토 코지 - 보이체크의 광기는 무질서하다고는 생각되지 않아

by 캇짱 2014. 10. 17.

2013년 일본에서 상연된 음악극「보이체크」프로그램북에서.

주연 보이체크역 야마모토 코지의 글.


보이체크의 광기는 무질서하다고는 생각되지 않아



배우로서 공동 출연 기회는 있었지만 무대에서 시라이 상의 연출을 받는 것은 11년만입니다.

당시부터 신뢰하여 저를 맡길 수 있는 분이었지만 연극에 대한 정열이 한층 더해지신 듯 정성껏 열심히 연습을 해주신다. 

특히 이번 희곡이 어렵기에 컴퍼니 전원이 손으로 더듬으며 나아가는 감각이라서

그만큼 정중하고 치밀한 시라이 상의 연출을 매우 든든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최근 저도 연출을 할 기회가 생겨서 시라이 상의 마음을 조금은 알 수 있게 되었으려나.

이전에는 한 장면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면 초조했던 적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 시간의 필요성이나 작품과 배우에 대한 애정이 절절히 전해져온다. 

저도 조금은 성장했다는 걸까요^^


이건 보이체크라는 남자의 생애와 그 세계를 둘러싼 철학적 사고의 층(層)이라는 이중구조로 된 기발한 작품.

시라이 상과는 처음부터 이야기한 건데, 보통 희곡은 점차 고조되어 클라이맥스에 도달하지만

이 작품은 보이체크가 감정적으로 피크를 맞이한 후에 브레이크가 걸려 철학적인 세계로 들어가버려. 

더욱이 보이체크 자신의 정신상태가 예사롭지 않은 것도 난관이죠.

보통이라면 1부터 시작되어 10으로 고양하는 흐름이 보이체크의 경우 6부터 시작되어 목적지도 뒤틀려 명확하지 않아.


다만 나에게는 그것이 무질서한 광기와는 또 다른 것으로 생각돼. 

이야기가 시작할 때 보이체크에게는 그게 다른 사람이 보는 것과는 다른 환상이나 망상이라고 해도

자기 나름의 분명한「무언가」가 보였어. 하지만 주위로 인해 막다른 곳에 몰리고 마리의 배신을 알게 되자 

「무언가」가 보이지 않게 되었기에 그의 진짜 붕괴가 시작된 것은 아닐까, 라고. 


보이체크로서 극세계를 달려나가기 위한 하나의 발판은 찾아냈으므로 나머지는 마음을 잡고 놓아주지 않는

미야케 상의 음악의 힘도 빌려서 작품 내부에서 너울거리는 에너지를 확실히 체현하고 싶습니다.


■ Q. 당신에게「극장」이란 어떤 곳입니까?


바깥 기후와는 차단되어 온 신경을 집중한 표현자들이 무수한 사람들의 기대를 떠안고 다른 차원으로 승화시키는 이공간.

인간의 온갖 욕망을 집어삼켜 에너지로 바꾸는 변환장치. 많은 사람이 차별받지 않고 하나가 될 수 있는 장소.

동일본 대지진 때 공연을 속행하면서 생각했던 그러한 점들이 저에게는 극장이라는 곳의 정의가 되었습니다.




배우=야마모토 코지

도쿄 출신. 연기, 노래, 댄스 삼박자를 갖춘 실력파로서 폭넓게 활동 중. 최근에는 연출도 담당하여 2010년에는GODSPELL』 (연출주연)을, 12년에는『tick tick...BOOM!』(번역번역가사연출주연)을 상연. 시라이 아키라 연출작에는『피치 포크 디즈니 』이래 11년만의 출연이다. 최근 주요 출연작에 무대『오노레 나폴레옹』,『락 오페라 모차르트』,『템페스트』,『도리안 그레이의 초상』,『헤드윅 앤드 앵그리인치』, 드라마 TBS『핀토코나』, WOWOW레이디 조커』, 대하드라마『타이라노 키요모리』, NHK『박앵기』, TBS『나니와 소년탐정단』, WOWOW『판도라Ⅰ,Ⅱ,Ⅲ』, NHK『아지랑이의 갈림길』, 대하드라마『신센구미!』, 영화『멋진 악몽』,『하야부사』외 다수. 

  

코지군의 인터뷰를 읽으면 머릿속에 안개가 걷힌다. 어쩌면 저렇게 산뜻하게 핵심을 잡아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