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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 코지/락오페라 모차르트

일본「락 오페라 모차르트」공연 라이브판 CD 감상

by 캇짱 2013. 6. 15.

CD를 받아든 날부터 시간날 때마다 줄기차게 들었다.

코지 살리에리 목소리를 먼저 확인하고 싶어서 루즈부터 들었는데,

앗키 모차르트를 듣다보니 코지 모차르트가 그리워져서 인디고 버젼도 듣고 결국 그렇게 양 CD를 오갔다. 

공연 볼 때도 루즈를 보면 인디고가 보고 싶고 인디고를 보면 루즈가 보고 싶더니 CD도 다를 바 없구나.


이렇게 쓰면 CD가 굉장히 듣기 좋았던 것처럼 들리겠지만, 사실 첫 감상은 그리 좋지 않았다. 


퀄리티가 좋은 것은 겉모습 뿐이었나? 음질이 왜 이 따위야?

첫 문을 여는 연주곡 '분노의 날'부터 답답한 느낌이 들더니 배우들이 노래하기 시작하자 무슨 쇳소리가 들려. 

처음엔 내 스피커가 이상한 줄 알고 이어폰으로도 들어봤는데 크게 다를 바 없네.

전체적으로 지저분한 음질이다. 

(몇 번의 반복 청취 끝에 그나마 최적의 환경을 찾아냈다. 컴퓨터 스피커에 이어폰 꽂고 듣기. 

그냥 스피커로만 들어서도 안 되고 다른 기기에 옮겨서 이어폰으로 들어도 안 된다.

반드시 스피커+이어폰 조합이어야 함. 잘은 몰라도 대역폭이라든지 관계가 있는 걸까; 볼륨은 큰 편이 좋다)


특히 코지군이 많은 희생을 당한 거 같다. 유독 코지군 목소리에 필터가 한 겹 씌워진 느낌이 드는 건 왜죠?

코지 살리에리의 풍부한 중저음, 다크다크하고 치명치명하고 섹시한 허스키 보이스의 매력이 절반 이상 깎였어. 

모차르트도, 코지군만의 나긋나긋하고 감미로운 느낌이 죽고 어딘가 날선 느낌이 든다.

내가 들은 건 이런 게 아니었다고!!! 


기억이 미화된 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름 증거가 있어서 비교도 가능하다는 거;;;

녹음 환경에 따라 변수가 있을 수 있는 거지만 아무리 그래도 내가 내 배우 목소리 하나 구별 못하겠냐고. 

처음 들었을 때 코지군 목소리 아닌 거 같다고 느꼈으면 진짜 아닌 거겠지. 

그나마 모차르트(인디고)는 듣다보니 그 더러운 음질에도 적응됐지만 살리에리(루즈)가 많이 아쉽다. 


심지어 '고통이야말로 진실'은 잡음 마저 들어갔어. 코지 살리 넘버 중에 제일 좋아하는데 하필이면! 

사케비와~~~! 다음에 뻑 소리가 나는데 이거 내 CD가 불량인 건가. 아니면 다 그런 건가.

불량이어도 바다 건너 땅에서 쉽게 교환이 될 리도 없고 끌어안고 가야겠지만.

하필이면 제일 격한 순간에 잡음이 들어갈 건 또 뭐람. 


공연볼 때는 굳이 순위를 매기자면 

고통이야말로 진실 > 살인의 심포니 > 승리의 대상 순으로 좋았는데 앨범은 거꾸로다. 

승리의 대상이 의외로 살아남았네? 코지군의 격한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좋다.

아무래도 루즈 버젼은 앗키 모차 노래 잘한 날을 고르다보니 코지 살리가 포기한 부분이 있는 거 같아. 

이거 수록일이 언제지, 내가 본 날이 훨씬 좋았거든요ㅠㅠ 


여하튼 라이브 버젼인데 어딘가 스튜디오의 손길이 느껴져서 아쉽다.

뭘 어떻게 만져대면 오히려 상태가 나빠지는지 모르겠다만  

그런 주제에 숨소리는 다 살리고, 어쨌든 라이브다 이거냐? ㅋㅋㅋ

뭔가 코지군 목소리는 한 번 걸러지면 안 되는 목소리 같기도 해. 

그 다크 섹시 보이스를 완벽히 살려주는 기술은 아직까지 없는 걸로;;;


그러나! 

이 쓸데없는 친절에 무한 혜택을 받은 배우가 있었으니.. 

아버님----!!! 너무나 멀쩡히 노래하고 있잖아?! 

공연 볼 때는 입만 열면 깼는데 그 이상한 발음과 버릇들이 거의 느껴지질 않네.

뭐죠, 이 제법 그럴 듯한 락 보컬은 ㅋㅋㅋ 


앗키는 CD로 들으니까 장난 아니다. 아니, 공연볼 때도 그 노래 실력에는 감탄했지만

연기보다 노래를 잘한다는 장점이 CD에서 확실히 발휘되는 느낌이다.

특히 '꿈을 지배하는 자' 같은 넘버는 스피커 뚫고 나오는 줄 알았어. 어우~ 파워가 넘쳐!

누구는 인디고 듣다가 루즈 들었더니 앗키 모차르트 술 취한 줄 알았다고 ㅋㅋㅋ 

그 정도로 업 된 흥분과 열정이 CD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코지군은 한 편의 드라마를 노래하고 있는데

앗키는 모든 넘버가 강! 강! 강! 인 것이 때로 과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나이가 들어도 여전한 소년다움과 열정에는 감탄부터 하게 된다. 


하지만 몇몇 넘버에서 자꾸 박자를 밀어대고 아예 작곡을 해버린 점은 거슬린다. 

어느 정도 넘버를 가지고 노는 건 괜찮지만 역할의 감정보다 본인의 감정이 튀어버리면 안되겠지. 

공연볼 때도 그랬지만 '트러블 메이커', '장미의 향기에 둘러싸여'는 코지군이 좋고

'네 가슴의 타투', '꿈을 지배하는 자'는 앗키가 좋다. 

'꿈을 지배하는 자'에서 아이돌 버금가게 춤추는 코지군도 좋았지만 CD는 볼 수가 없으니까요.


그나마 공연과 CD의 느낌이 비슷한 건 술집 주인과 운명 역의 츠루미 싱고 씨와 난넬찡일까?

공연 볼 때도 좋았는데 앨범에서도 여전히 좋다. 왜 이쪽은 음질도 괜찮게 들리지? 

특히 츠루미 싱고 씨가 역할 소화를 굉장히 잘했다는 걸 새삼 느꼈다. 


일본판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시작 부분의 나레이션이 없는 것은 아쉽다.

내가 그 무한 루프 설정에 발렸는데!!! 

앨범 계약을 할 때 원작과 다른 연출은 넣을 수 없게 한 걸까?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다음에 이어지는 '분노의 날'에 전율을 느꼈는데 없으니 허전하다. 


기대가 컸다보니 불평만 늘어놓은 거 같은데 장점도 분명히 있다. 

오케 연주가 악기별로 아주 잘 들린다는 거.

공연볼 때는 그다지 락적인 느낌이 없었는데 CD로 들으니 락 스피릿이 쩌네요. 

어째서 '락' 오페라 모차르트인 건지 비로소 알 거 같다. 


결론은 무대 '사진' 고마워요. 

이런 물건도 속아서 사줬으니 재연 올려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