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막공일에는 "수고하셨습니다" 라고 쓰고 있지만요. 이번만큼은 정말 쓰고 싶지 않네요.
이대로 헤드윅을 보내기 싫습니다.
제 눈으로 직접 확인했던 무대이기도 하고 그 동안의 코지군과는 다른 무언가를 느꼈던 무대이기도 하고..
사실 다른 공연 때는 어차피 보러가지도 못하는 거 빨리 끝나고 드라마나 해라는 심정이 컸는데요.
이번엔 비록 보지는 못하더라도 어딘가에서 헤드윅은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어요.
바다 건너지만, 열심히 하고 있구나- 라는 게 전해지고 있었달까.
계속 계속 발전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이대로 가다보면 어디에 닿을까.
야마모토 코지의 한계는 어디인가 알고 싶었어요.
개인적으로는 다른 연출가로(중요!) 재연을 바라고 있습니다.
본인이 재연을 하지 않는 주의라면서도, 요즘 줄기차게 해대고 있기 때문에
-30세가 되면서 인생관에 변화라도 온건지;- 아주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런 멋진 작품을 만나서 고마워요 라고 했었죠. 이쪽이야말로 고맙습니다.
이런 멋진 작품을 선택해 준 당신, 그리고 기꺼이 노래해 준 당신, 사랑스러웠던 당신.. HEDWIG.
어제오늘 있었던 도쿄 파이널 공연에 대한 레포들이 속속들이 올라오고 있는데요.
후생연금홀에 대해선 전에 포스팅 했다시피 신주쿠 FACE의 4배정도의 크기(500석 -> 2000석)로
헤드윅의 공연장으론 어울리지 않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와
혼자서 그 큰 공연장을 채울 수 있으려나 하는 염려가 공존했었습니다.
결과, 멋지게 빗나갔지만요. 공연장이 커지면 배우의 연기도 넓어지는거군요.
Midnight Radio 가 울려퍼지는 그 압도적인 공기라니.. 으아- 상상만 해도 소름이 돋네요.
좌석도 빈틈없이 들어찼다고 하고, 새삼 코지군의 힘을 실감했습니다.
공연장은 커졌지만 연출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고 합니다.
새로운 연출이 있었다면 그건 그거대로 배 아팠을 거에요.
설마 FACE 에서는 없었던 카워시가 등장한다던가 하면 저 오늘 잠 못자요. 으하하.
헤드윅의 데스 마스크를 던졌는데 1열에 닿지 않았다고 하네요.
역시 갑작스런 그 넓이는 가늠하기 어려웠겠지요.
살짝 당황한 헤드윅이 "주워!" 라고 했다네요. 귀여워라~
그리고 어제 공연엔 허리와 다리에 테이핑을 감고 나왔대요.
신주쿠 공연 중에도 마사지와 링겔을 병행하고 있다고는 들었거든요.
역시 14cm 의 힐을 신고 매일 매일 날뛰다보면 병이 날 수 밖에요.
이건 여성들에게도 무리 아닌가요. 도대체 왜 그렇게 높은 굽을 고집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의상담당 누구야!! 배우를 그렇게 혹사시켜도 되는거냐!!
방금 전 끝난 막공에서는 테이핑이 없었다고 하니까 또 다른 의미로 굉장합니다.
막공투혼을 발휘해 준 것에 감동ㅠ_ㅜ
가발을 벗고 토미로 변할 때 뒷머리가 조금 짧아져 있었다고 합니다.
제가 볼 때만 해도 가발을 벗으면 그야말로 긴페이였거든요.
이게 가발로 머리가 눌려져 있어서 정말 따로 긴페이 분장할 것도 없었어요. 그래서 조금 웃겼기도 했고^^;
머리가 짧아졌다니 아아 정말 멋있었겠네요. 토미의 이미지에도 훨씬 부합하고 말이에요.
여러모로 오늘 공연 보신 분들 부럽습니다.
파이널 공연에 걸맞게 앵콜도 2곡이나!! 제가 봤을 땐 커텐콜은 3번 나와주었지만 앵콜은 없었거든요.
우리나라에선 앵콜 하는 게 거의 정석처럼 자리 잡았지만 일본에선 그렇지도 않은 모양입니다.
커텐콜 3번 나와준것도 많이 나와준거래요. 그런데 막공이라고 2곡이나 불러줬단 말이냐!!
그 동안의 지방 공연에서도 Origin of Love 는 앵콜로 불러줬던 모양이지만, 오늘은 Angry Inch 도!!
으아아 분위기 장난아니었겠어요.
헤드윅일 때 부르는 노래와 야마모토 코지로 부르는 노래의 느낌이 전혀 다르다고 합니다.
역시 배우란 그런 것이겠지요. 부럽습니다 증말.
다음부터 코지 투어를 떠날 때는 되도록 막공을 노려야겠습니다.
티켓을 구할 수 있기는 한건지. 그건 나중 문제.
파이널 한정 팜플렛이 나왔다네요. 표지가 푸른 계열로 바꼈다고 합니다.
담배피는 사진 등이 빠지고 무대 사진이 들어간 듯. 아아 이쪽도 갖고 싶네요.
사실 담배피는 사진을 무지 좋아하기 때문에 없었으면 아쉬웠겠지만, 한정이래잖아!!
아, L5Y 찌라시가 풀렸다는데, 넷상에 공개된 사진과는 또 다른 사진이라고 합니다.
흑흑, 제이미도 갖고싶어!!
연기도 그 어느 때보다도 좋았다고 하고. 막공에 걸맞는 멋진 무대였던 거 같습니다.
커텐콜에선 "여러분의 평생 분의 술을 지금부터 마시러 갑니다" 라고. 아이고, 이 사람아.
수고하셨습니다. 나의 HEDWIG..
야마모토 코지/뮤지컬 HEDWI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