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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 코지/뮤지컬 멤피스

뮤지컬 멤피스 (2017)

by 캇짱 2018. 1. 24.

엔터테인먼트 비평가, 라이터, 인터뷰어 등으로 활동하는 사카 키요카즈 상의 블로그에 올라온 멤피스 비평. 


음악은 고체나 액체라기보다 기체 같은 것으로 간단히 벽을 뛰어넘어가는 것이다. 그러니까「음악은 국경을 넘는다」등의 말을 듣는 일은 많지만「음악은 인종을 초월한다」라고는 다들 왠지 말하지 않아. 그 정도로 인종의 벽은 높고 쉬운 융합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미국의 음악 상황이 백인과 흑인의 융합을 빼놓고는 이야기 할 수 없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그 벽을 없애려고 한 사람들이 존재한 것이다. 백인 측에서 흑인 음악에 다가간 엘비스 프레슬리와 흑인 측에서 백인 음악과 융합을 목표로 한 척 베리 등의 아티스트는 물론, 음악의 전달자로서 이 양자의 융합에 큰 공적을 남긴 DJ가 실존했던 것이다.「인종 차별과의 싸움」으로서 한 정치적인 행동이 아니라 진심으로 좋아하는 음악을 모두에게 알리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이 월등히 기분 좋은 캐릭터와 이어진 결과의 큰 「위업」을 소울풀한 넘버가 가득하게 전해주는 뮤지컬「멤피스」의 일본인 캐스트에 의한 공연이 대망의 재연을 맞이하고 있다. 일본 뮤지컬계에 있어서 단순히 가창력뿐만 아니라 역할로서의 노래 표현에 관해서는 일본 굴지의 실력을 가진 야마모토 코지와 하마다 메구미라는 두 사람이 다시 모인 이번 공연은 야마모토가 연출을 안무가 제프리 페이지와 함께 맡는 등 새로운 체제·연출로 임하고 있어 재연이면서 2번째 초연이라고도 할 수 있는 신선한 반짝임으로 가득 차 있다. 이만큼 충실한 프로그램을 놓칠 수 없다. 뮤지컬의 진짜 즐거움을 이 작품으로 알 수 있을 터. 막공까지 꼭 당신의 가슴에 각인되었으면 하는 뮤지컬이다.

뮤지컬「멤피스」는 12월 2~17일 도쿄 하츠다이의 신국립극장 중극장에서 상연된다.


뮤지컬「멤피스」는 2009년에 Joe Dipietro 각본·작사, 록 밴드 BONJOVI의 키보드 연주자 데이비드 브라이언의 음악·작사로 제작되어 브로드웨이에서 초연. 순식간에 대히트하여 이듬해에는 토니상 최우수 작품상 등 4관왕에 빛났다. 일본에서는 2015년에 이번과 마찬가지로 야마모토 코지, 하마다 메구미의 콤비로 초연. 연일 대절찬을 받고, 아쉬워하며 초연의 막을 내린 작품이다.


이야기의 무대는 미국 흑인 음악의 발상지의 하나인 남부 테네시주 멤피스. 흑인이 가는 가게와 백인이 가는 가게가 완전히 구별되었던 1950년대 초반, 흑인만이 모이는 클럽 "델레이즈"에 갑자기 백인 남성이 뛰어들어왔다. 혼자서 즐거워하는 이 남자에게 흑인들은 난처한 얼굴. 악의를 가지고 들어왔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약간의 말썽이 있으면 사회에서 얻어맞는 것은 흑인 쪽. 트러블이 생기진 않을까「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이름은 휴이 칼훈(야마모토 코지). 또다시 일에서 해고된 상당히 허당남이지만 음악에 대한 감성만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 오늘밤도 클럽에서 들려온 가희 펠리시아 패럴(하마다 메구미)의 멋진 노랫소리에 매혹되어 용기를 내서 들어온 것이다. 그런 그에게 호감을 가지면서도 아무도 손을 내밀 수 없다. 마침내 펠리시아의 형이자 오너인 델레이(제로)에게 쫓겨나게 된다.

흑인 음악에 대한 마음이 갈수록 강해지는 휴이. 새로운 직장에서 또다시 실수를 저질렀는데, 일정 이상 레코드를 팔 수 있으면 기회를 주겠다는 주인의 말을 듣고, 흑인 음악을 가게 안에서 튼 결과 그 소울풀한 음악에 도취된 손님들이 차례차례 레코드를 구입. 그런데도 큰 소동의 원인을 만든 휴이는 다시금 무직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 일의 전말은「사건」으로서 멤피스 전역에 화제가 되었다.


그런 휴이가 찾은 것이 지역 라디오 방송국. 백인 전용 방송국인만큼 보수적인 사람 좋아보이는 무난한 음악만 틀고 있다. DJ의 수다도 지루하기 짝이 없다. 휴이는 우연한 틈에 스튜디오를 점거. 안에서 문을 잠그고 흑인 음악을 마구 트는 강경수단에 나섰다. 방송국 오너인 시몬즈(쿠리하라 히데오)는 격노하지만 힘을 빼고 있는데도 음악에 대한 정열이 느껴지는 휴이의 토크에 심상치 않은 재능을 느끼고 CM을 마구 기분 좋게 바꿔버리는 대응에도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리하여 DJ가 된 그런 휴이의 쾌속 진격과 그 앞에 찾아오는 운명의 이야기이다.


클래식 베이스의 음악이나 팝이 토대가 된 뮤지컬은 어떻든간에 소울이나 R&B를 축으로 한 뮤지컬의 경우, 일본인 캐스트가 노래하면 아무리해도 붕 뜨거나 박력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야마모토와 하마다의 경우 그런 염려는 필요없다. 원래 가창력이 높은데다 소울을 주입하는 포인트를 알고 있고 파워풀한 가창에도 견디는 목을 가지고 있다.


특히 야마모토는 휴이라는 역할의 표현이 더없이 잘되어있기에 노래에도 휴이의 인간성이 들린 듯한 맛이 있다. 일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여하튼 비트를 타고 몸을 움직이자는 호소력이 있고 때로는 즉흥적인, 리듬에 어긋난 언동도 있으면서「절대적으로 좋은 것을 남에게 권하는 게 뭐가 나빠」라는 신념과도 비슷한 강한 마음을 가진 휴이를 잘 조형하고 있다. 내가 팸플릿 편집과 인터뷰어, 애프터 토크의 진행 역을 맡은 작년 9월의 음악극「마하고니 시의 흥망」에서도 쿠르트 바일의 난해한 선율을 소화하면서 주인공이 품은 어쩔 수 없는 폐색감을 연기면에서도 유감없이 표현했는데, 그 야마모토의 실력이 본작에서는 작렬하고 있다.


이번에 안무가 제프리 페이지와 함께 연출을 맡고 있는 것도 크다. 게다가 지극히 야심적인 무대 기구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1막에서는 세리로 불리는 상하로 움직일 수 있는 기구를 바닥의 일부에 설치하고, 씬마다 변화를 주고 있다. 2막에서는 봉이라고 불리는 무대 위에서 회전하는 기구를 들여오고 있다. 하나를 설치해서 고정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데도 막마다 다른 기구를 사용하는 것은 무대 뒤쪽에 많은 노력이 강요되지만 이 일체감 있는 컴퍼니는 그런 것을 아랑곳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일이 실로 훌륭한 효과를 낳는다. 자세한 것은 스토리에 접하는 것으로 표기하지 않지만 상하 무대는 쾌조의 에너지를 표현하고 회전 무대는 멤피스라는 마을을 내려다보거나 시간의 흐름까지도 표현하는 무기가 되었다.


하마다는 저음부부터 고음부까지 빈틈없는 발성이 안정적이고 들으면서 참으로 기분이 좋다. 노래를 통해 휴이와 한 마음이 되어가는 펠리시아의 궤적을 정중하고 표현하고 있다.

방송국 오너인 시몬즈를 연기한 쿠리하라 히데오가 실로 좋은 맛을 내고 있다. 휘둘리면서도 장사꾼의 감은 예민하고「멤피스의 휴이」를 탄생시키는 중심 인물이 되는 시몬즈의 만만치 않은 전략가 느낌이 보고 있으면 즐겁다. 정평이 난 가창력도 믿음직스럽다.

단골 손님 보비를 연기한 이레이 카나타는 뮤지컬이 점지한 아이 같은 배우이지만 이 역할이 또렷하게 떠오르는 연기가 뛰어나 연기면에서도 성장이 현저하다.

가수로서도 알려진 요네쿠라 토시노리는 말을 할 수 없게 되어버린 바텐더 게이터를 연기하고 있는데 후반에 걸친 변화가 중요한 포인트. 휴이가 일으킨「혁명」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존재일지도 모르는 게이터의 리얼함을 잘 표현하고 있다.

가수 제로도 가창 부분은 완벽. 연기면에서도 좀 더 자신을 가져도 좋다.

휴이의 어머니를 연기한 네기시 토시에도 포인트마다 명연기를 선보여 무대를 다잡았다.


글 : 사카 키요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