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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 코지/마하고니시의 흥망

야마모토 코지 "무대는 자신을 시험하는 체크 포인트" 문제작「마하고니 시의 흥망」에 도전하다

by 캇짱 2016. 12. 7.


NHK 대하드라마『사나다마루』에서는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이시다 미츠나리를 연기해 시청자의 마음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다양한 영상 작품에서 활약하는 야마모토 코지는 한편으로 "무대야말로 내가 있어야할 곳"이라고 단언한다. 

그런 그가 올 가을에 도전하는 것은 과거 나치가 상연을 금지하고 일본에서도 거의 상연된 예가 없는『마하고니 시의 흥망』. 

현대 사회에의 경구라고도 일컬어지는 난해한 작품에 도전하는 야마모토에게 현재의 심경을 들었다.


연출가 시라이 아키라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


ㅡ 무대『마하고니 시의 흥망』에의 출연을 정한 최대의 이유는 연출 시라이 아키라 상과의 신뢰관계라면서요.


그렇습니다. 시라이 상이 연출하신다는 것이어서 "그럼 할게요"라고.


ㅡ 그건 어떻게 된 거예요?


제가 시라이 상과 처음 만난 것이 17살 때로.『소멸해가는 인류, 그 사랑의 본질이란...』이라는 그것 또한 어려운 작품이었는데요.


ㅡ 당시에는 배우 동료로서의 공연이네요.


그렇습니다. 그때에 체육회 계열의 선배 분들이 많이 있는 가운데 시라이 상만이 무척 젠틀했네요. 

저는 체육회 계열의 사람은 좀 거북하거든요^^

당근과 채찍이라고 할까 쓸데없이 엄격하게 대하거나 하지 않습니까. 

그게 연극에 좋은 영향을 준다고는 별로 느껴지지 않네요. 그런 가운데 시라이 상만이 정말로 젠틀해서.


ㅡ 그런 모습이 인상적이었군요.


이런 사람은 좋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그 후에 여러 작품에서 함께 하게 되거나... 

그리고 제가 25살 때에 필립 리들리 작의 『피치 포크 디즈니』에서 처음 시라이 상의 연출을 받았어요.


ㅡ 이번에는 연출가와 배우라는 관계로.


그 전까지는 배우 시라이 아키라 상이라는 인상이었는데 제작자인, 연출가로서의 시라이 상은 이런 얼굴이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무척 정중하고 엄청난 탐구심이 있고 연극에 대해 포기하지 않는 집념이라고 할까요. 이걸 들으면 귀찮아질 것 같지만^^

저는 몰두하는 타입은 아니거든요.


ㅡ 그런가요?


하지만 시라이 상의 그러한 모습을 보고 있으면

무엇을 보려고 어디를 향하고 있는 걸까? 그 앞에 무엇이 있을까? 라는 부분을 보고 싶어져요, 함께. 

그러니까 저는 작품 자체에 몰두한다기보다는

시라이 상을 보고 시라이 상이 추구하는 것을 재빨리 찾아내는 것을 하고 싶어요.


ㅡ 시라이 상과 야마모토 상은 실은 전혀 다른 타입이군요.


맞아요. 그런데도 함께 작업하면 재미있다고 할까. 게다가 시라이 상과 하고 있으면 반드시 발견한다고 할까요.

『Lost Memory Theatre』라는 2년 전에 한 작품도 그렇지만 어떤 것이 될 지 알 수 없는 작품이란 배우로서는 매우 무서워요.

다만 전혀 알 수 없지만 뭔가 좋은 작품이 되겠지 라는 감이 제 안에 있어서.


ㅡ 음악가 미야케 준 상이 2013년에 발매한 앨범『Lost Memory Theatre』를 무대화한다는 도전적인 시도였어요.


그래서 뭐 연습도 무엇을 연습하면 좋은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시라이 상은 "이런 걸 해볼까"라는 것이 명확하게 있어서.

"과연, 그럼 이렇게 연기해볼까요"라는 저의 배우로서의 퍼포먼스가 있고. 그 조율에 따른 길이 열려간다.

그 길이 옳은지 틀린지는 별개로 시라이 상과 제가 생각하는 길이 되어가요. 뭐 간단하진 않지만요.


ㅡ 이번『마하고니 시의 흥망』은 욕망만이 지배하는 마을 마하고니의 융성과 쇠퇴를 그린 이야기. 

무대 위에「마하고니 시민석」이라는 객석을 만들어 관객도 시민으로서 작품에 참여한다는 시도도 참신해요.


그런 연출에 더해 (음악 감독 스가다이로 상에 의한) 새로운 재즈 어레인지나 현 시대의 젊은 여성 안무가(Ruu 상)이 참여한다든지. 

그것이 나카오 미에 상, 카미죠 츠네히코 상, 후루야 잇코우 상이라는 베테랑 여러분의 연기에 플러스되어 가는

진폭이 넓은 작품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잘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굉장히 난이도가 높은 것을 하려고 하고 있다는 것은 틀림없죠.


ㅡ 야마모토 상이 연기하는 청년 짐은 쾌락을 구해, 술이나 여자, 도박과 같은 욕망이 소용돌이 치는 마을에 찾아옵니다.

출연을 결정했을 때에는 그러한 내용이나 역할은 먼저 듣는 건가요?


듣지 않네요.『서푼 짜리 오페라』를 만든 브레히트와 바일의 작품이구나 라는 정도. 

조금은 조사했지만 대본을 보지 않으면 어차피 알 수 없고 시라이 상에게 맡기면 됐지 뭐 라는^^



에너지를 발산하는 것이 아닌 구태여...


ㅡ 그럼 실제로 대본을 읽고 연습에 들어가서 작품 전체에 어떤 인상을 품으셨나요?


뭔가 말이죠... 두 명의 내가 있다고 하면, 한 명의 나는 전혀 영문을 모르겠어요^^

이건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라는


ㅡ (웃음)


또 한 명의 나도 영문을 몰랐지만 제가 나오지 않는 씬을 가장자리에서 보고 있으니 뭔가 이상한 아우라를 느꼈어요.

"뭘까, 이 이상한 느낌은" "어쩌면 굉장한 것이 되지 않을까" 같은 인상을 받았어요.

그건 하지만 또 한 명의 "전혀 모르겠어"라고 말하는 쪽의 나도 느끼고 있는 거죠^^


ㅡ 모르겠지만 어쩐지 굉장해...?


가령 "기분 좋아" 도 "기분 나빠" 도 "굉장해" 도" 굉장하지 않아" 도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아"도 "한 번 더 보러 가고 싶어" 라도 좋은데

어떠한 임팩트를 남기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열심히 했네" 같은 게 아니라^^


ㅡ 과연 그렇네요


그러니까 그러한 어떤 아우라를 느꼈다는 건 거기에 가고자 하는 길이 있겠지 라는.

그 해답을 붙잡았을 때의 기쁨도, 붙잡지 못한 채 발버둥치는 자세도 시라이 상을 통해 경험해봤으므로.


ㅡ 붙잡지 못한 채 발버둥치는 자세...?


『Lost Memory Theatre』때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도 괜찮으려나?" 라고 생각하면서 무대에 섰는데

반대로 그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어요. 

배우란 좀 더 직접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에너지를 발산해서 내보내는 것만이 표현 방식이 아니라 손을 대지 않고 온존한다(그대로 둔다)고 할까

계속 모아두는 방법도 있는 게 아니려나 하고.


ㅡ 모아둔다...?


우리가 에너지를 내고 관객이 그걸 들이마신다는 방식도 있지만

실은 보고 있는 사람들이 에너지를 내고 있고 우리가 그걸 빨아들인다라는 방식도 있구나 라고.

이번엔 그것과는 또 다른 작품이지만 어쩌면 그러한 장면도 있지 않으려나 라고 살짝 생각하네요.


ㅡ 과연.


무리하게 알려고 해서 도를 지나치는 일도 굉장히 많다고 생각해서.

우리 배우는 이왕 할 거면 뭔가를...! 이라고 생각해버리기 십상이지만

학창시절에도 아무리 공부해도 시험 점수가 올라가지 않는 일도 있었고요^^ 

하면 된다고 해서 그만인 게 아닌 것을 시라이 상을 통해 경험해봤으니까.


ㅡ 시라이 상과의 신뢰관계가 구축되어 있기때문이야말로, 이군요. 

연출가에 따라서는 야마모토 상의 대처법도 바뀌어가나요?


아하하하, 물론. 연습 첫날에 '아, 이 연출가는 위험해'라고 생각하면

그 사람의 이야기는 듣는 척만 하고 거의 듣지 않고 전부 스스로 정해버려요^^

하지만 이번엔 그렇지 않으므로. 시라이 상에게 그리고 그 이 작품에 몸을 맡기고 있는 상태예요.



노래도 영어도 기타도...「배우기보다 익숙해져라」


ㅡ 본 작품은 음악극이라서 노래하는 장면도 많이 있죠. 무대에서의 야마모토 상의 가창력은 정평이 나있습니다만

보이스 트레이닝을 받은 적이 없다고 들었습니다.


제 노래 같은 건 그렇게 대단한 게 아닌데요... 하지만 확실히 보이스 트레이닝을 한 적은 없네요.


ㅡ 독자적인 트레이닝법을 찾아내신 건가요?


그런 것도 아니고. 저는 말이죠, 노래를 전혀 할 수 없던 사람이 배워서 엄청나게 잘하게 되는 일, 아마 없다고 생각해요.


ㅡ (웃음) 재능면이 크다는...?


아뇨, 그렇게 말하면 어쩐지 오해를 살 것 같은데요(웃음) 원래 노래는 좋아하고 "못해!"라고 들은 적도 없고.

그렇기에 '좀 더 잘하게 되자'라고 생각해서 배운 적도 없고. 배웠다고 해서...뭐. 

반대로 배워서 엄청나게 잘하게 됐어! 라는 사람도 그다지 본 적이 없거든요. 어디까지나 저의 견해지만요.


ㅡ 그렇죠


인간이란 배우는 것으로 안심을 하는 거죠.

저, 영어를 그렇게 술술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누구에게 배워도 전혀 엉망이었던 것이 스스로 해보니 매우 향상됐어요. 

그리고 저는 기타도 연주하는데 레코딩에서 "이렇게 연주해주세요"라고 들으면 잘 못하는 것이

직접 생각해서 연주하면 되거나 하거든요.


ㅡ 과연. 「배우기보다 익숙해져라」라는 것이군요.


보이스 트레이너에게 "배를 누르고, 이렇게"라고 지도받을 거라면 스스로 기분 좋게 발성하는 편이 좋지 않나 생각하고. 

제가 이전 연출을 했을 때에 어느 남성 출연자가 노래하는 부분에서 높은 키가 있어서.

그 아이의 노래를 듣고 있으니 나올 수 있는 음역이었어요. 하지만 소리를 내는 것을 무서워하고 있었어.


ㅡ 그 사람에게 야마모토 상은 어떤 지도를...?


아마 보이스 트레이너는 "여기서 음을 뽑아서, 이렇게 소리를 내봐"처럼 가르치겠지만

저는 "집에 돌아가면 목이 망가져도 좋으니까 이불을 뒤집어쓰고 그 소리를 계속 내봐"라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금방 낼 수 있게 되었어. 요컨대 "목소리가 갈라져도 좋으니까"라고 말해주는 것으로

무서워하지 않고 높은 음을 낼 수 있게 된 거죠.


ㅡ 갈라져도 괜찮은 건가요?


목은 근육이니까요, 하면 하는 만큼 강해지는 거예요. 목소리 같은 건 갈라져도 괜찮은데 라고 저는 생각하는데요.

목소리가 갈라지지 않고 높은 음을 내자 라니 그건 근육을 사용하지 않고 100kg을 들어올리자, 같은 것.

그런 건 불가능하니까.


ㅡ 과연...!


근육을 사용하지 않고 소리를 내려고 하니까 발성법이 모두 비슷해진다. 

그러니까 나는 개성적으로 소리를 쓰면 자꾸 목을 쓰는 편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전원에게 적합한지는 모르겠어^^


ㅡ 들은 방법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한 거네요.


저는 그저 '정말?'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하고 싶지 않은 것뿐이에요. 

연기도 "이렇게 해봐"라고 들으면 "그럼 나보다 잘할 수 있어? 먼저 해봐"라고 생각하고요 (웃음)



속임수가 통하지 않는, 본질을 묻는 장소


ㅡ 야마모토 상은 영상에서도 폭넓게 활약하고 계십니다만, 한편으로「무대야말로 내가 있어야 할 곳」이라고 말씀하고 계시죠.


본디 출발점이라고 할까 제가 어른들에게 둘러싸여 굉장한 세계에 있구나 라고 생각한 것은 역시 무대였어요.


ㅡ 10세 때『레 미제라블』이 무대 데뷔죠.


맞아요. 거기에서 어른들이 진심으로 연기에 집중해서 울거나 웃거나 하면서 지내고 있었어.

그럼 영상은 다르냐고 하면 그런 것은 아니지만요. 

배우 한 사람이 자신의 몸으로 뭔가를 표현하고 있는 장(場)으로서 무대는 장인의 장소구나 라고 생각하네요.


ㅡ 속임수가 통하지 않는 것은 관객으로서 보고 있어도 알 수 있어요.


맞아요. 눈속임이 통하지 않아. TV에서는 알 수 없는 실력이 무대라면 바로 알 수 있거나 하죠.

가령 TV에서는 좋은 맛을 낸다고 듣던 사람이 무대에 올라온 순간 목소리가 전혀 전달되지 않는다거나.


ㅡ 무대에서는 그 사람의 실력이 전부 노출된다는.


그래요. 그러니까 무대에 계속 서지 않으면 배우로서 근육이 쇠약해지는 게 아닐까 하고.

TV만 하면 TV에서의 기술은 연마될지도 모르지만 근본적인 강함 같은, 안정감이라고 할까,

그러한 것이 쇠약해지는 느낌이 들어요.


ㅡ 과연.


그러한 의미에서도 무대란 그때의 자신을 가늠할 수 있다고 할까, 시험하기 위한 체크 포인트이기도 해요.

나이를 먹고나서 '아, 이건 힘들어졌어'라고 생각하는 것도 있고

젊은 시절보다도 숨결이나 여러 가지 기술이 몸에 익어서 '그때보다도 움직일 수 있게 됐어'라고 깨닫는 일도 있고. 

그러니까 무대에 계속 서는 것은 저에게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2016년 9월 8일 라이브도어 뉴스 특집]


코지군이 어떤 방식으로 연기를 구축해가는지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던 인터뷰.

작품 자체에 몰두한다기보다는 연출가가 추구하는 것을 재빨리 찾아내려고 한다든지

두 명의 내가 있다는 거나 에너지를 발산해서 내보내는 것만이 아닌 온존한다 라는..


시라이 상의 그러한 모습을 보고 있으면

무엇을 보려고 어디를 향하고 있는 걸까? 그 앞에 무엇이 있을까? 라는 부분을 보고 싶어져요, 함께. 


시라이 상과 코지군이 작업하는 걸 보면 정말 천재들 같다. 실체가 없는 것을 실체화하는 작업이란 이런 것일까. 


코지군 요즘 많이 유연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나름의 처세술을 익혔구나? 

잘난 듯이 꼰대질하고 똥군기 잡는 사람들과 안 맞아서 젊은 시절에는 종종 부딪혔지. 

이젠 연습 첫날에 아, 이 사람은 안 되겠다 싶으면 듣는 척 하고 거의 안 듣는다니 ㅋㅋ

그러면서도 후배들이 곤란해하는 게 있으면 대신 나서서 해결해주는 멋진 사람. 


무대는 자신을 시험하기 위한 체크 포인트라고..

반대로 관객으로서 내가 본 코지군의 무대는 매번 그의 실력 향상과 새로운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포인트였다.  

앞으로도 코지군이 무대라는 무한한 공간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 닦는 걸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