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 모토카즈의 고독한 초점] (스포니치 칼럼)
또 NHK 대하드라마「사나다마루」에 대해 쓴다. 전날 재미있다고 막 쓴 참이지만 11월 6일 방송의 제44회「축성」이 놀랄 만큼 재미있었으므로 다시 한번.
사나다마루는 보통 처음에 오프닝 테마가 흐른다. 그런데 이 회는 우도 유미코 아나운서의 나레이션부터 시작했다. 계속 보고 있던 사람은 어라!? 오프닝 테마는? 이라고 위화감을 느꼈을 터인데 나도 그 중 한 사람이다. 이번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일어날 것임을 짐작했지만 곧 이야기에 몰두해서 생각하는 것을 잊었다.
이번 회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군세에 선제 공격을 걸려는 사나다 유키무라의 뜻에 반해, 오사카 성에 농성하는 작전이 결정된 것에 따른 이야기. 유키무라는 아군 장수들에게 "농성이 결정된 이상 생각을 바꾼다"라고 선언하고 "이길 수 있겠는가, 농성으로?"라고 묻자 강한 눈빛으로 "나는 그러기 위해 여기에 왔다"라고 말했다. 일본사에서 유키무라가 최종적으로 패하는 것은 알고 있는데도 그만 유키무라는 이기는 것은!? 라고 생각해버렸다. 미타니 코키 씨 각본의 기교와 사카이의 연기 덕택이다.
그리고 그야말로 놀랄 만큼의 재미가 라스트에 기다리고 있었다. 유키무라는 "농성에서 이기려면 이것밖에 없다"라고 오사카 성의 남단에 외성을 완성시켰다. 외성이란 즉, 이 대하의 타이틀로도 된 사나다마루인 것이다. 선명한 붉은 투구와 갑옷으로 무장한 유키무라는 마침내 사나다마루의 고지에 서서 "마침내 성주가 되었다"라고 감개무량했다. 성내에는 사나다의 붉은 깃발이 힘차게 걸리고 아릅답게 바람에 펄럭였다. 청년 시절부터 유키무라를 보아온 우리의 마음을 흔드는 장면이지만 놀란 것은 이제부터다. 다카나시 나이키가 "성의 이름은 뭐라고 하시겠습니까?"라고 묻자 유키무라는 힘차게 "당연하잖아. 사나다마루다!"라고 회답. 그 직후, 웬걸 오프닝 테마가 흐르기 시작한 것이다. 등줄기에 전류가 흐른 느낌이었다. 여기였던가!? 이 회의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아 이래서는 엔딩 테마다. 하지만 딱 적합했다. 마치 이 라스트 씬을 위해 만들어진 곡인 것 같았다. 그런가, 제44회는 이야기의 최종장의 오프닝이었던 것인가 라고 방송이 끝나고 깨달았다.
유키무라의 "당연하잖아. 사나다마루다!"라는 대사가 가슴에 남았다. 생각해 보면 외성의 명칭에 관한 예비지식이 없을 터인 다카나시 나이키에게 "당연하잖아"라고 하는 것은 이상하지만 그 말이 있었기에 거기서 흐르는 오프닝 테마가 돋보였다. 그것은 사나다 유키무라가 아닌 사카이 마사토가 지금까지 대하를 계속 봐온 우리에게 고한 말이었던 것은 아닐까.
그렇다 치더라도 엔딩에 오프닝 테마를 가져온 것은 누구의 발상인 걸까. 대본에는 보통 오프닝 테마의 위치에 관한 지정 같은 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감독인가. 이 회의 연출은 다나카 타다시 씨였다. 홍보 담당자에게 물어보니 "미타니 씨의 아이디어입니다. 대본에 써있지 않고 미타니 씨에게서 제작 스태프에게 '가능한가요?'라는 타진이 있었다고 합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미타니 씨는 연출가이자 영화 감독이기도 하다. 자신의 각본을 보다 재미있는 드라마로 만들기 위해 연출에도 신경을 쓰는 것은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제작 스태프도 그런 미타니 씨의 마음을 받아 훌륭한 씬으로 만들었다. 처음 봤을 때에는 눈치채지 못했지만 그 엔딩의 오프닝 테마에는 말 무리의 질주음이나 말 울음 소리가 더해져 있었다. 다시 보니 과연 평소보다 박력이 있었다. 오픈 세트에서 CG 처리를 입히고 완성시켰다는 거대한 사나다마루의 전경을 비춘 것도 효과적이었다.
그럼 이후 어떤 마술이 기다리고 있을까. 12월의 최종회를 향해서 아직 즐거움이 계속된다.
이 연출 소름 돋았는데 미타니 상의 아이디어였구나. 이 44화를 위한 10개월에 걸친 장대한 복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