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모토 코지의 "2인자"는 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는가?
-12년의 세월이 지나「사나다마루」이시다 미츠나리와「신센구미!」히지카타 토시조가 융합
대하 드라마에서 다시 한 번 적역.「사나다마루」(NHK)에서 이시다 미츠나리를 연기하는 야마모토 코지를 보고 그렇게 느꼈다.
2004년「신선조!」(NHK)에서 연기한 히지카타 토시조는 아직까지 팬이 많아 지난해 아침드라마『아침이 왔다』(NHK)에 같은 역으로 등장해서 "기다렸지" 라는 대사로 환희를 준 것은 기억에 새롭다.
그리고 이번 작품에서의 이시다 미츠나리. 많은 작품에서 그려진 미츠나리처럼 "그저 밉살스러운 남자"라고 생각했더니 회가 거듭할수록 중독될 것 같은 매력을 뿌리며 사나다 가 부자나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동등 이상으로 눈을 뗄 수 없는 존재이다.
이시다 미츠나리도 히지카타 토시조도 이른바 "2인자"의 포지션에 지나지 않는데 왜 "1인자"가 희미해질 정도로 존재감을 발하고 이토록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일까. 역시 야마모토 코지의 힘이 크다.
〓 "동요하지 않는 남자"에게 어른거리는 열정
야마모토가 연기하는 미츠나리는 어쨌든 동요하지 않는다."1인자" 히데요시의 억지나 무자비한 말도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한 점만 바라보며 억양 없는 담담한 반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게다가 충성심만이 아니라 행정 능력도 나무랄 데 없다.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엄격하고, 착실하게 일을 진행시킬 수 있는 히데요시에게는 실로 듬직한 "2인자"이다.
그러나 시청자가 매력을 느끼는 것은 쿨하게 보이는 미츠나리에게 "간직한 열정이 어른거린다"에서. 히데요시의 "천하통일""총무사령(전쟁 중지 명령)"이라는 꿈을 뜨겁게 원하는 모습이 어른어른 보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5월 29일 방송된 21화에서는 사나다 가의 우에스기 가가 누마타 령을 둘러싼 대립이 필연적인 상황에 "대전투가 벌어지면 모처럼의 총무사령도 헛수고가 된다. 다이묘가 서로 잡아먹는 난세로 돌아갈 뿐이야"라고 사나다 노부시게(사카이 마사토)에게 뜨겁게 말하는 명장면이 있었다.
현장 리더로서 지력을 구사하고 부하를 통솔해 "1인자"를 지탱하는 모습은 과거 야마모토가 연기한 히지카타 토시조에도 해당된다. 콘도 이사미(카토리 싱고)의 꿈을 현장 리더로서 지탱하는 모습도, 미움받는 역에 충실하고 조직을 원활하게 움직여 "필요하다면 숙청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강경한 태도도 마찬가지다. 야마모토의 연기에서는 "우선 미움받는 자로서 투철한 각오를 지닌다"라는"2인자" 연기의 긍지가 엿보인다.
〓 "靜(고요할 '정')" 의 모습이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야마모토가 연기하는 미츠나리의 대사 하나 하나가 귀에 남아 마음에 울리는 것은 어째서인가? 그것은 철저히 "고요한" 모습에 있다.
안면 근육은 커녕 검은 자위조차 움직이지 않는 얼굴, 항상 정면으로 마주하는 자세 등 등장 장면은 그야말로 맵시가 있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온몸으로 내뿜는 그 아우라야말로 수많은 무대 경험으로 충분히 단련된 야마모토의 무기이며 우리 시청자는 그런 늠름한 한 남자가 발하는 말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욱이 야마모토는 섬세한 연기로 미츠나리의 총명한 일면을 체현하고 있다. 그것이 현저히 드러난 것은 노부시게를 접하는 방법. 당초 미츠나리는 노부시게에게 일절 눈을 맞추지 않고 내뱉는 듯한 말로 소홀히 취급하고 있었다. 그러나 서서히 노부시게의 재치를 깨닫고 의뢰나 상담을 하게 되기 시작했다. 야마모토는 "고요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노부시게와의 미묘한 거리감이나 섬세한 심경의 변화를 연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잊어서는 안 될 매력은 야마모토의 연기가 "2인자"의 비애를 느끼게 하는 것."1인자"는 자칫하면 개성이 강렬한 사람이 많아, 히데요시는 그 으뜸가는 사람이지만 천하인이 되어 인격이 무너져가는 것을 시청자는 알고 있다. 야마모토는 그것을 잘 알면서 히데요시와 대치하는 장면에서는 "고요한" 분위기를 조금씩 허무는 연기를 채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 "1인자"로의 변화를 어떻게 연기할까
앞으로 히데요시는 미츠나리를 마구 휘두르던 끝에 죽어버린다. 강렬한 "1인자"가 죽은 후 곤경을 맞는 미츠나리를 야마모토는 어떻게 연기해갈 것인가.
「신선조!」에서 콘도의 사후, 히지카타가 하코다테에서 신정부군과 싸웠던 모습이 대하드라마 첫 속편「신선조!! 히지카타 토시조 최후의 하루」(NHK)에서 그려졌다. 히지카타는 에노모토 다케아키(카타오카 아이노스케)의 "에조에 새로운 나라를 만든다""소를 기르고 치즈의 산지로 하겠다"라는 꿈을 지원하기 위해 "2인자"로서 싸우지만 총탄에 쓰러지고 말았다.
속편으로부터 10년의 세월이 지나 야마모토가 연기하는 미츠나리는 곤경에서 재기하여 "1인자"로서 노부시게들을 거느리고 세키가하라 전투로 향한다. "2인자"의 명배우 야마모토가 "1인자"로의 변화를 어떻게 연기할 것인가. "靜(고요할 '정')"에서 "動(움직일 '동')" 의 분위기로 바뀌는 순간은 명장면이 될지도 모른다.
「신선조!」방송 후에 "야마모토 코지의 히지카타 토시조가 너무 적역이어서 다른 작품에서 히지카타를 봐도 확 와닿지 않아"라는 의견이 잇따랐지만「사나다마루」의 이시다 미츠나리도 같은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야마모토가 매력적인 미츠나리상(像)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틀림없고 본디 이시다 미츠나리는 상당히 어려운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야마모토의 경력은 나이와 같은 39년. 즉, 0세부터 아기 모델로서 활동해 온 긴 경력의 소유자이다. 41세로 생애를 마감한 미츠나리를 연기하기에 자연스러운 40대 전후 배우 중에서 야마모토 이상으로 걸맞은 존재는 없지 않을까.
그러니까「사나다마루」의 미츠나리가 아무리 냉혹한 행동을 보여도 시청자에게 미움받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동안 많은 배우가 연기한, 오로지 밉살스러운 이시다 미츠나리와는 확실히 다르다.「사나다마루」의 시청자는 이미 "야마모토 미츠나리"의 매력에 사로잡혀있다.
□ 기무라 다카시
칼럼니스트, 예능 TV 드라마 해설자, 탤런트 인터뷰어. 잡지나 웹에 월 20~25편의 칼럼을 제공하고 「신 주간 후지 텔레비전 비평」「TBS 리뷰」 등에 출연. 취재 경력 2000명 이상의 탤런트 전분 인터뷰어이기도 하다. 하루 TV 시청은 20시간(동시 시청 포함)을 넘어 드라마도 매 시즌 전 작품을 시청. 저서에 「톱 인터뷰어의 "듣는 기술" 84」 「말을 걸지 않아도 좋아! 화술」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