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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 코지/뮤지컬 HEDWIG

Numero TOKYO 2008년 2월호 지금의 얼굴 : 야마모토 코지 헤드윅 앤드 앵그리인치

by 캇짱 2018. 9. 16.

2008년 헤드윅 재연 인터뷰



야마모토 코지의 적역은 하나뿐이 아니다.

그가 15세 무렵 드라마 『한지붕 아래』에서는 섬세하고 순수한 소년을 연기하고, 

대하드라마『신센구미!』에서는 기가 센 히지카타 토시조 역을, 

그리고 『아지랑이 갈림길』에서는 양지 같은 낭인 모습을

영화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에서는 주인공을 믿는 친구 역을 연기했다.

그 어느 것이나 야마모토 코지는 분명 역할과 마찬가지로 이런 사람이겠지 라고 생각해버리는 부분이 있다. 

연기인 것을 무심코 잊어버리게 하는 자유자재의 존재.

그런 야마모토가 4월부터 뮤지컬에서 연기하는 헤드윅 앤드 앵그리인치는 작년 일본에서 대호평을 받은 뮤지컬이다. 

브로드 웨이 감독, 각본가, 배우로서 활약하는 존 카메론 미첼이 담당한 작품이다. 

야마모토 코지가 다시 이 작품에 임하는 이유,

그리고 항상 역할의 베일에 쌓여있던 그가 사실은 대체 어떤 인물인지를 알기 위해 그의 홈타운인 신주쿠에 향했다.


ㅡ 4월부터 상연되는 「헤드윅 앤드 앵그리인치」는 재연 작품이네요


저는 재연 작품은 그다지 안 해요. 하지만 이 작품은 일본의 연극계나 뮤지컬계에 있어서

절대로 없어서는 안 되는 작품이라고 느꼈으므로 전에는 저 나름의 재연을 연기하고

그리고 또 다시 도전하려고 정했습니다. 그런데 "뮤지컬"에 대해서는 어떤 이미지를 갖고 계세요?


ㅡ 미안해요, 개인적으로는 별로 좋은 이미지는 없어요


과연. "뮤지컬"이라고 들으면 그만 휘황찬란하고 노래나 눈부신 의상을 상상해버린다고 생각해요.

저도 마찬가지였어요. 하지만 가령 잡지라면 다양한 장르의 잡지가 있지 않습니까.

그것과 마찬가지로 뮤지컬도 폭이 넓다고 생각해요.

특히 헤드윅은 록 퍼포먼스라든지 라이브 엔터테이먼트라는 말이 어울릴지도 몰라요.

저는 지금의 연극계나 뮤지컬계, 그리고 세간에 '이런 작품도 있어요'라고 전해가고 싶어요


ㅡ 이 작품 안에는 컬트적으로 끌어당기는 뭔가가 있는 거군요?


헤드윅의 경우 뮤지컬이라기보다도 하드 록 라이브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생각해요.

그랜드 뮤지컬에는 바이올린의 선율이 아름답구나 라는 이미지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작품에는 일절 그런 요소는 없어요

베이스나 패스드럼의 저음이 심장에 둥둥 울릴 정도로 대음량이고 라이브감이 엄청나서 관객에게 음악으로 호소하는 무대예요

게다가 약간 기발한 게이컬쳐의 요소도 품고 있어요.

하지만 제가 이 작품 안에서 제일 표현해야만 하는 건 이거구나 라고 생각하는 것은 따로 있어요.

그것은「살아간다」라는 것, 그리고「사랑한다」라는 것이에요.


ㅡ 스토리 속에서「배신」이라는 행위가 나오는데 배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사람은 마음이 움직인만큼 마음이 넓어진다고 생각해요. 

사람에 따라서 약간의 배신이라면 그걸 배신이라고는 느끼지 않거나 반대로 엄청 큰 배신으로 느끼는 일이 있죠.

가령 저보다 수용력이 크다고 생각하던 사람에게 배신당한다면 상처받고 말아.

반대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던 사람에게 "나중에 돌려줄 테니까 1만엔 빌려줘"라고 해서 빌려줬는데

돌려주지 않은 채로 도망가버려도 '뭐, 어쩔 수 없지'라고 끝나버려.

즉, 그럴 때는 배신당했다 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거죠. 결국 배신은 자신과 상대와의 마음의 허용의 문제가 아니려나.


ㅡ 어린 시절 아동 극단에 들어있었나요?


2~3년 정도는 소속해있었어요. 다만, 다른 아이들은 매우 열심이었지만

어린 아이면서도 '그들은 내가 추구하는 것과는 다른 것을 추구하고 있구나'라고 느꼈어요.

가령 'TV에 나가고 싶어'라든지 유명해지는 걸로 우월감을 느끼고 싶다든지.

애초에 저는 극단 안에서는 엄청 뒤쳐져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대본도 읽을 수 없고, 춤도 전혀 출 수 없었어요. 노래도 서툴렀고^^

정말이지 하여간 극단에 가는 것이 너무 싫고 싫어서. (그래서 자주 빼먹고 거의 나가지 않았다고 한다)

이럴 거라면 학교에 가는 편이 훨씬 연기에 대한 공부가 될 거야! 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어요.


ㅡ 학창 시절은 인기가 많았나요?


음... 초등학생 때라든지 중학생 정도까지는 인기가 있었을까. 정확하게는 인기가 있었다기보다

인기가 있으려고 했다는 느낌이지만^^ 가령 오다기리 (죠)군은 가만히 있어도 인기가 있는 타입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유감이지만 전혀 그런 타입이 아니었으므로 하여간 여러가지로 재미있는 걸 해서 여자애들의 마음을 끌거나 했네요.

발렌타인 데이에도 "초콜릿 주라, 초콜릿 주라" 라고 말하고 다녔어요.


ㅡ 결혼 희망은 있나요?


매우 있어요. "결혼 안 해"라고 공언하고 있던 형이 결혼했는데 

"분명 빨리 결혼 할 거야" 라고 공언하던 제가 유감이지만 아직 하지 않았네요^^


좀 더 편하게 생각하면 될지도 모르겠지만

결혼하면 나는 지금까지처럼 나의 의지를 계속 관철해갈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하고 말아서.

결혼이란 것을 꽤 크게 인식하고 있는 거겠죠. 

일에 관해서 누군가와 의견이 엇갈렸을 때 이 사람과는 어쩌면 앞으로 일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르지만 어쩔 수 없어

라고 생각하면서 의견을 전할 때가 있어요.

하지만 결혼하면 그럴 때 내 가족을 지켜야만 해 라는 마음이 앞서서, 

역시 오래 이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되겠지 라고 생각해버리는 제가 생기는 건 아닐까 생각해요

저는 소중한 사람과 함께 살거나 가족이 생긴다면 '지키고 싶어' 라고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사람이 멋진 남자라고 생각합니다.

'가족 일은 뒷전이고 내가 하고 싶을 걸 하는 거야!'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깨끗할 지도 모르지만요.

저는 절대 '지키고 싶어'라고 생각하는 타입이에요.

그렇게 되면 가족이 있으면 아무래도 일에도 수비에 들어가고 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버려서...

사실은 빨리 결혼하고 싶고 아이도 갖고 싶어. 하지만 그건 실제로 결혼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겠죠.



제가 이 작품 안에서 제일 표현해야만 하는 건 이거구나 라고 생각하는 것은 따로 있어요.

그것은「살아간다」라는 것, 그리고「사랑한다」라는 것이에요.


헤드윅 때 인터뷰는 어느 것 하나 근사해서 읽는 보람이 있다. 

그 와중에 초코 쵸다이! 는 귀엽고 난리 ㅋㅋㅋ 


여담이지만 코지군은 결혼 후 같은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나의 이상(理想)은 여전히 소화불량인 상태로 돌파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계속 싸울 거라고, 더 본령을 발휘할 거라고 했다. 

사실 내 배우 결혼할 때 제일 걱정했던 점이 바로 그 점이었는데

(코지군을 못 믿는 게 아니라 그렇게 만들어버리는 환경에 대한 걱정)

코지군이 나서서 계속 싸울 거라고 말해줘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