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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보우(相棒)/시즌10

아이보우 시즌10 제 2화

by 캇짱 2011. 10. 30.
이번 시즌은 매주 꾸준히 아이보우 감상을 써보려 한다. 워낙 떡밥이 많은 작품이라 뭐라도 기록해두는 편이 나중에 다시 찾아보기도 쉽고, 어쩌면 이번 시즌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칸베쨔응의 일거수 일투족을 빠짐없이 기록해두겠어!! 라는 의미도 포함하여 ㅋㅋ 하지만 보통의 드라마와 달리 2분기에 걸쳐 방송되는 작품이라 이 결심이 끝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다. 될 수 있는 한 빼먹지 않고 쓰는 방향으로 이번 주 방송된 2화에 대한 감상도 끄적여본다. 

제 2화의 타이틀은「신기루」원제는「逃げ水」다.
한국어로 의미가 딱 떨어지는 단어라면 번역문만 봐도 충분하지만 굳이 일본어 원제를 덧붙인 데는 부연 설명이 필요해서다. 보통 신기루 하면 빛의 굴절현상에 의해 엉뚱한 곳에 물상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逃げ水' 역시 그러한 신기루 현상의 한 종류로 '신기루'라고 번역한다고 해서 딱히 틀린 것은 아니지만, (달리 번역할 단어도 없고 말이지) 이번 에피소드와의 연결성을 생각해보면 신기루라는 포괄적인 의미보다는 좀 더 세부적으로 볼 필요가 있겠다. '逃げ水'는 멀리서 물이 있는 것처럼 보여 가까이 다가가면 또 멀어져 보이는 대기 현상으로, 마치 물(水)이 도망가는 것(逃げる)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드라마 속에서도 시청자들을 위해 친절히 설명해주는데 (설명 다 해놓고 그게 뭐냐며 물어봐주는 센스;;) 다 보고 나니 과연 왜 이런 제목을 붙인건지 납득이 간다.

이번 화에는 와타리 테츠야상이 게스트로 출연. 스토리에 어떤 식으로 엮이게 될지 보기 전부터 기대를 많이 했는데 의외로 이렇다 할 활약은 없었다. 굳이 와타리 테츠야상이 나왔어야 했나? 싶다만. 이번에 나온 건 밑밥이고 다음에 또 나오려나? 자신의 정의보다 피해자 감정을 더 우선시하는 모습은 어떤 일이 있어도 신념을 굽히지 않는 우쿄상과는 묘하게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다음에 나오면 우쿄상과는 반대편에 서게 될지도 모르겠군. 
와타리 테츠야상은 아이보우 7시즌 정월스페셜에 법무대신 역으로 나온 이후 이번이 두번째 출연이다. 아이보우 세계에서 드물게도(!) 정직한 사람이었는데 당시 "위에 서서 기다리지 않겠다" 고 공언한대로, 민간 변호사의 신분으로 돌아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힘쓰고 있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스기시타의 부하인 칸베라고 합니다."
 
세타 변호사를 처음 만나는 칸베쨔응. 인사 하기 전에 제대로 복장을 갖추는 모습에 역시 도련님이구나 라고 생각했다. 언젠가 칸베의 가족과 관련된 에피소드도 있었으면 하는데, 친구도 좋고. 어째 칸베 관련 에피소드는 다 여자야 ㅋㅋㅋ 
스기시타의 부하라고 소개하니 괜히 좋더라. 그렇게 말하는 칸베를 잘 키운 아들내미 마냥 바라보는 우쿄상의 뿌듯한 시선도 좋고~ (여지껏 스기시타의 부하라고 소개한 적은 없지 않나? 제일 많이 들었던 건 오나지쿠 칸베-) 1화가 워낙 충격이었던지라 이들의 관계도 삐걱대는 건 아닌지 걱정했는데 괜한 걱정이었나 보다. (라고 이 때까지는 생각했다ㅠㅠ) 엘레베이터도 없는 건물 5층까지 녹차셔틀했더니 홍차가 좋다며 툴툴대는 우쿄상, 또 내려갔다 오라는거냐며 투덜대는 칸베쨔응도 귀여웠다.

이렇게 두 사람의 깨알같은 얽힘과는 별개로 내용은 굉장히 무거웠다. 피해자 가족과 가해자 가족의 이야기였는데, 피해자 가족의 마음도 가해자 가족의 마음도 모두 이해가 가서 참으로 안타까운 사건이었다. 특히 피해자 가족이 민사소송에서 승소했지만 결국 아무 소용 없었다고 할 때엔 뜨끔했다. 1화에서 "형사가 안되면 민사가 있다" 며 잔뜩 희망을 불어넣을 때는 언제고, 그걸 다음 화에서 곧바로 부정하네. 결국 누구도 구원받을 수 없는 현실이라.. 이런 맛에 아이보우를 보는 거지만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그 와중에 귀욤터진(1) 과장님의 팬더 재털이.
이것도 굿즈로 나오려나?

 그 와중에 귀욤터진(2) 손군과 이타밍♥
나가는 타이밍은 물론 돌아보는 타이밍까지 똑같다.


하지만 1화에 이어 또! 마지막 5분에 받은 충격으로 앞의 내용 따위 증발해버렸고!
언제나 아이보우의 마지막은 하나노사토에서 치유받았는데 이게 다 뭔가요.. 흑흑, 타마키상 돌아와요ㅠㅠㅠㅠ


▼ 충격과는 별개로 칸베쨔응의 목덜미에 흐르는 땀방울은 섹시했다.



칸베에게 있어 우쿄의 존재는 정말 '逃げ水' 와 같구나. 
가까워졌다 싶으면 어느 새 또 멀리 가버리는 잡히지 않는 존재.  
지난 파트너였던 카메야마가 우쿄상은 언제나 옳다, 설사 그것이 위법이라 한들 우쿄를 따르겠다고 한 것과 달리,
현 파트너인 칸베는 우쿄의 정의에 무조건적인 신뢰를 보이지 않는 점이 재미있다.
진정한 정의는 무엇인지 항상 의문을 가지고, 우쿄의 정의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취할 것만을 취하며
자신만의 정의를 만들어나간다. 앞으로가 기대되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칸베의 마지막 대사 "あついですね" 는 날씨가 덥다는 의미인 동시에 
우쿄의 정의가 그만큼 뜨겁다, 혹은 무겁다는 중의적인 표현으로 쓰인 것 같다. 
뜨거운 정의로 똘똘 뭉친 우쿄를 따라가기가 벅차, 땀 범벅이 된 칸베쨔응과 
흔들림 없이 자신의 길을 가는 상쾌한 우쿄상의 대비가 돋보이는 훌륭한 연출이었다.  




극장판2에서 오노다상이 마지막으로 남긴 의미심장한 발언은 시즌10을 이끌어가는 큰 줄기가 되겠지.
이번 에피소드를 보니 그 생각에 확신이 든다.  
누가 뭐래도 꿋꿋이 자신의 정의를 관철해나가는 우쿄를 서둘러 뒤쫓아가는 칸베의 모습으로 
극장판은 마무리되지만..  그 칸베가 더 이상 우쿄의 뒤를 쫓지 않는다면?



...............하차 밖에 더 있겠냐, 덴장. 자꾸 이런 식으로 확인사살하지 말아줘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