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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보우(相棒)

아이보우가 좋은건가, 밋치가 좋은건가, 칸베가 좋은건가..

by 캇짱 2011. 3. 23.

..라며 헤매는 나날.

아니, 애초에 순서를 따지자면 밋치가 좋아서 아이보우를 봤고 칸베를 만난건데
요즘은 어째 순서가 뒤바뀐 거 같아서 그래.
「밋치 > 아이보우 > 칸베」였던 것이「칸베 > 아이보우 > 밋치」가 된 느낌. 
밋치에게서 칸베의 흔적을 찾고 있어 ㅋㅋㅋㅋㅋㅋㅋㅋ
어차피 나의 버닝라이프는 돌고 도는 연쇄순환이라 순서를 따지는 거 자체가 무의미하지만서도..





분기별 트렌디 드라마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에는 덜 알려져 있지만
알고보면 연일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는 게 일본의 국민형사물(!) 아이보우 되시겠다.
실은 밋치가 나오기 전에도 그렇게 오래도록 사랑받은 작품이라니 과연 어떤 작품이길래!
라는 순수한 궁금증에 몇번인가 보려고 시도는 했었다.
이왕 보려면 처음부터 봐야지 하는 생각에 본격적으로 연속드라마화 되기 이전의 프리시즌부터 도전해보았으나
하아.. 역시 10년의 갭이란..
드라마의 배경이라든지 화면, 연출 등의 낡은 느낌이 도저히 21세기를 살고 있는 나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웠고,
딱히 애정하는 배우도 없는 마당에 계속 보긴 힘들어서 중도 하차. 그렇게 아이보우는 내 기억에서 잊혀지나 싶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자주 가는 자료실에서 아이보우 레귤러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려놓고 있는 밋치를 발견한 것이다.
으아아아아아니! 왜 아무도 나에게 말해주지 않았나! 밋치가 아이보우에 나온다고!
라며 뒤늦게나마 8시즌 방영 중반 무렵부터 합류한 것이 현재 전 시즌 돌파라는 무시무시한 고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밋치는 아이보우 7시즌 마지막회에 첫 등장, 8시즌부터는 레귤러로 참여하여 현재 9시즌까지 방영을 마친 상태다.)

신기한 것은 다시 보기 시작한 아이보우가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다는 것.
심지어 아이보우의 흑역사라고 할 수 있는 카타보우(片棒) 시절부터 거꾸로 거슬러 올라갔음에도 불구하고,
[7시즌 9화를 끝으로 우쿄상의 오랜 파트너였던 카메쨩이 하차, 새로운 파트너인 칸베군이 오기 전까지의 공백기.
아이보우라는 타이틀 자체가 무색하게도 혼자서 폭주하던 우쿄상의 겉잡을 수 없는 캐릭터 붕괴(;)가 있던 시기]
지금은 단순히 밋치가 나와서가 아닌 정말 순수하게 드라마적 재미를 느끼며 결국 프리시즌부터 다시 핥는 중이다.
역시 오래 사랑받아온 작품에는 이유가 있어!
다시 본 프리시즌은 여전히 낡았지만 그래도 지금의 완전무결한 스기시타 우쿄가 되기 이전의
좀 더 빈틈 있어 보이는 우쿄상이라든가.. (미와코상에게 발도 밟혀가며 ㅋㅋ)
여전히 수사 1과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카메쨩과
10년 전엔 이렇게나 미남-실로 아름다울 미(美)란 글자가 어울리는 남자-였던 이타미쨔응이라든가.. 
등을 만나볼 수 있어 신선하다. 이렇게 하나하나의 캐릭터에 애정을 느끼다보니
세월 따윈 단지 숫자에 불과하더라는 이야기.
오죽하면 최근 TV에 나와 지진피해상황을 보고하는 일본의 관방장관을 보며,
어라? 잇토쿠옹이 아니잖아? 라고 생각했다;; 내 안의 관방장관은 = 잇토쿠옹 인 듯 ㅋㅋ

기본적으로 아이보우의 출연진 및 캐릭터에 애정을 가지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칸베군은 특별하다.
뭐니뭐니해도 아이보우의 세계에 빠져들게 한 계기가 되어준 인물이고
밋치가 아니었다면 감히 아이보우를 다시 보기 시작할 엄두도 못 냈겠지.  
처음 봤을 때는 밋치도 나이가 들었구나 하는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도 없지 않아 있었으나
9시즌에서는 비주얼도 회복. 아니 그게 회복이 되는 거였냐며. 오프닝에 앞머리 내린 거 보고 깜놀했다.
나이 40줄에 들어선 아저씨가 이렇게 귀여워도 되는건가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초반에는 혼자서 겉도는 느낌에 못 보던 사이 밋치는 비주얼만큼이나 연기력도 퇴보했나? 라며 슬퍼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1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장수프로그램에 후발 투입된 거니까 겉돌 수 밖에 없었던 거고,
7시즌까지 카메쨩이 워낙에 잘 이끌어 왔으니까 부담감이 상당했겠지. 매일매일이 프레셔와의 싸움이었다고.
그러한 부담감을 이겨내고 지금은 우쿄상과 주거니 받거니 하는 만담도 능숙하게 받아치는
진정한 아이보우로 자리매김한 느낌이다.

칸베군의 투입과 더불어 새삼 회자되는 캐릭터가 있는데 바로 오오코우치 감찰관. 일명 라무네상 ㅋㅋㅋ 
2시즌 1화에 첫 등장하여 강렬한 인상을 남긴 후 잊을만 하면 모습을 드러내며 준레귤러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항상 약병을 들고 다니며 와작와작 씹어대는 모습이 인상적인 캐릭터인데
그 약병에 들어있는 것이 실은 라무네(사탕류)였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의외의 귀염성을 보이기도 했다.
이 오오코우치 감찰관과 칸베 타케루는 칸베가 특명계에 오기 전부터 친분이 있는 사이로
종종 함께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주곤 하는데 이거이거..
단순히 사이가 좋은 동료로 보기에는 수상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란 말이지.
이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선 나중에 따로 포스팅 할 예정.




그나저나 일본에서는 아이보우 극장판2가 개봉되어 지금까지도 절찬 상영 중인가 본데
미칠듯이 보고 싶다 정말..
극장판에서 일어난 사건이 앞으로 아이보우의 세계관에 큰 영향을 미칠 듯 한데
빨리 DVD 좀 뱉어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기다리다 못해 극장판 오피셜 가이드 북과 10주년 메모리얼북을 질렀다.
영상 뜰 때까지 이거라도 붙잡고 있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