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brings Mr.Jonathan Larson here?
→ 이번 봄, 영화판『RENT』가 조용한 붐을 일으키고 있습니다만, 보고 나신 감상은 어떠세요.
좋았어요. ...랄까, 저는 보통 사람과는 조금 보는 관점이 다르니까.
사실은, ...좋았다든지 조금 아쉽다든지, 그런 감정은 그다지 잘 모르겠어요.
→ 그건 너무 가까운 존재라서?
물론『RENT』는 저의, 배우로서의 전부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작품이기는 합니다.
확실히 영화를 보고 있자니『RENT』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자신의 전부를 보여주고 있다는 기분도 들었지만... 음, 뭐랄까,
보고 있지만 보고 있지 않았다는 느낌이 있네요.
→ 마음에 오가는 생각은 여러가지, 라는 것일까요.
저를 둘러싼 환경이 변하고, 브로드웨이에 있어서의『RENT』라는 작품의 포지션도 변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저와 같은 마크역의 오리지널 캐스트였던 안소니 랩은 벌써 저의 수년 앞을 걷고 있습니다.
그들은 개막할 때부터 계속『RENT』를 연기해왔고, "아아, 이제 그만 됐을까" 라는 마음에 도달하여 지금은 물러났어.
그 후의 일을, 그들은 경험하고 있는 거죠. 요전에 만났을 때 "코지는 오디션을 봐?" 라고 물어왔어.
"나는 이제 (오디션을 보는 일은) 거의 없어" 라고 하자 "부럽네" 라고.
아무리 이름이 알려져 있다고는 해도, 그들에게는 오디션을 봐도 합격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 거예요.
→ 그들은 이미『RENT』로부터 벗어난 다음을 살아가고 있다는..
음, 저 역시 "앞으로 앞으로" 라는 마음은 있지만,
그럼 그 기간을 뛰어넘어, 돌연 그들과 같은 마음에 도달하는 편이 좋은걸까 라고 한다면, 절대 그렇지 않아.
하지만 그 때는 언젠가 올 것이고...
뭔가 최근, ...『RENT』라는 작품이, 제 안에서 뛰어넘지 않으면 안되는 벽 같은 존재가 되었구나 라고 생각해요.
→ 억지로 거리를 두는 것도 필요할지 모른다?
그렇네요, 8년 전에 배우로서의 자각을 싹트게 해 준『RENT』가 지금 나에게 시련을 안겨주고 있는 걸지도 몰라.
아니, 그렇다고 생각해. 단, 안소니처럼 "『RENT』는 나의 피다." 라는 의식은 변하지 않아.
이러한 심경이 된 것도 분명 작자(作者)인 조나단 라슨이 뭔가를 나에게 안겨주려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 그 조나단 라슨의 자전적 뮤지컬『틱틱붐』이 재연되어 야마모토상은 다시 한번
조나단의 반생을 연기하게 됩니다. 초연으로부터 3년이라는 시간은 야마모토상에게 있어서?
그로부터 3년 밖에 지나지 않았구나, 라는 기분입니다.
요 3년은, 오랜만에 TV드라마에 출연하거나... 여러가지로 꽤나 굉장했으니까(웃음)
→ 예를 들면, 대하드라마『신센구미!』에 히지카타 토시조 역으로 출연하여 한층 더 인기가 오르기도 했구요.
저 자신은 "역시 무대를 중심으로" 라는 의식은 계속 변하지 않아요.
솔직히 드라마에 나가는 것도 스스로가 원했다기 보다는
주위로부터 요구되는 것이 변해왔다고 할까, 자신이 놓여져 있는 상황이 변해온 거네요.
드라마에 계속해서 출연하게 되어 확실히 텔레비전의 힘은 굉장하구나 재확인했습니다.
무대라는 것은 한정적인 장소잖아요.
흥미가 있는 사람만이 돈을 지불하고 보러 오는 곳. 게다가 객석수는 한정되어 있어.
그러니까 텔레비전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저를 알려서, 극장에 모시는 것도 중요하죠.
그런 후에 있는 그대로의 저를 보여주고 뭔가를 느끼도록 하는 것도 좋지 않나 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 전력을 다하는 것은 같지만, 영상은 보다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기 위한 매체이고,
배우로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표현하는 것은 무대라는.
네, 그래요.
영상의 현장에서 "나는 이렇게 하고 싶어" 라는 것을 너무 내보이면 때로는 방해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니까 영상에서의 저는, 감독이나 연출가로부터 요구되어지는대로 우선 하고,
그 다음에, 자신의 생각을 어딘가에 끼워넣는다 라는 자세로 해요.
무대는...극단 같은 곳에서 해 온 사람들에 비하면 제가 출연한 작품 수는 훨씬 적지만,
『RENT』이후의 저는, 밀도가 짙은 작품을 골라 해 왔다는 자부심이 있고, 그것이 몸에 배어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도 지금 다시『틱틱붐』을 연기하는 것에 매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30대의 스타트를 새롭게 끊는 기념작품이 될 것 같군요.
그렇네요. 실제로 이 작품은 30세를 목전에 둔 조나단 자신의 이야기예요.
그리고 저는 공연 중인 10월 31일에 30세의 생일을 맞이해요.
정말 행복한 일이고, 그렇게 어레인지 해 준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있습니다.
→ 야마모토상이 연기하는 조나단의 사람됨, 말, 행동거지 등, 모든 것이 한층 리얼하게 다가올 것 같네요.
그의 작품은, 실은 엔터테이먼트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보통은, 가령 코메디라면 재미있게 데포르메(*일부를 왜곡하거나 변형, 과장하여 표현)를 가하거나,
무서운 이야기라면 관객을 조마조마 두근두근 하게 하도록 show up(*오락적인 요소를 강조한 계획)되어 있겠죠.
그의 작품에는 전혀 그러한 부분이 없어요. 아니,『RENT』에는 강렬한 음악성이 있죠.
하지만『틱틱붐』은 뭐라고 할까, 마치 스트레이트 플레이(연극) 같지만,
해피엔드 라든가 슬픈 결말이라든가 그러한 이야기가 아냐.
조나단이 바둥거리며 완성한 것은, 등신대로 시작되어 등신대로 끝나는 작품.
그러니까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라는 질문이, 전혀 설명이랄 것도 없이 전해져 오는 거예요.
그것이야 말로 제가 지금 제일 보고 싶은 종류의 작품이네요. 전혀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그만큼, 매우 새롭다고 할까.
→ 어쩌면, 당시의 라슨의 마음을 그대로 솔직하게 표현한다면, 다듬어지지 않은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맞아요, 예를 들면, 브로드웨이의 연극이나 이른바 엘리트에 대한 반항심이란, 바로 그거네요.
"우리들은 거기에 받아들여지지 않지만 그 존재의 크기를 인정하지 않으면 안돼. 그럼 어떻게 할까." 라고.
그는 자신이 보잘 것 없는 존재이고, 높은 산의 산기슭에서 정상을 응시하며
단지 불만을 말하고 있는 것 뿐이라는 것도 알고 있어.
조나단은 어떤 사람이었는가가 굉장히 느껴져서 매우 인간답다고 생각해요.
그런 매우 괴로운 현실에서 그는 갈 곳 없는 마음을 이 작품에 내던져서
아마 의식이 흘러가는대로 대사를 쓰고 있었던 건 아닐까나.
그런 다음 "아, 하지만 그렇지 않은가" 라고 생각해도, 전의 대사를 지우지 않고
"하지만 나는 이렇게 생각해" 라는 것이 전부 그대로 쓰여져 있어. 고치는 일 없이, 마치 독백처럼.
→ 이것은 정말 조나단의 일기네요
아아, 예전에, 작품으로 완성되기 전에, 조나단 본인이 피아노를 치면서 이야기하고 노래했다고,
일인극으로 연기했다는 듯 해요. 과연 이것은 그의 일기네요
→ 극중, 30세가 되는 건 어른이 되는 건가? 라는 자문자답의 대사가 있습니다만,
야마모토상도 역시 30세를 목전에 두고 뭔가를 생각하십니까.
실은 "생각하지 않으려나" 라고 생각했지만, 역시 생각하게 되네요.
뭔가 20대는 아직 무지하다고 할까, 주변이 보이지 않아서 무서운 것도 몰랐던 때가 있었어요.
하지만 모른다는 것은 강점이기도 하지만, 부서지기 쉬운 것이기도 하다는 걸 알게 되었어.
그리고 무지를 해소하고 싶어 남에게 뭔가를 배우려고 하면, 반대로 쓸데없는 것까지 알아버리거나
결과적으로 호쾌함을 잃어버릴 우려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그러니까 그 부근의 밸런스를 앞으로 어떻게 맞춰갈 것인지가 저의 과제네요.
그리고 지금까지는 나의 진행속도 같은 것을 굳이 남에게 보이려고 했던 때가 있었어.
하지만 지금은 새삼스럽게 남에게 드러내는 일 없이 어떻게 속도를 올려 갈까 라는 것이
가장 이상일까나 라고 생각하는데요
→ 또한 극중의 조나단은「생각할 것이 잔뜩이야」라고 한탄하고 있었습니다. 역시 그렇습니까.
잔뜩이네요. 생각할 것 투성이.
그런 상황에 있으니까 이번 재연은 전과 같이 해피한 기분만으로는 할 수 없겠죠.
하지만 거기서 의의를 찾아내려 합니다. 그리고 막연하면서 절실하게 생각하는 것은
분명 30대에 나는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작업을 시작하겠지 라는 것. 그것도 뼈를 깎으며.
...이것은 굉장히 파워가 필요한 것으로 "진짜, 수명이 줄어들거야" 라고 저, 진심으로 생각해요.
모든 에너지와 시간을 거기에 쏟을 거니까. 하지만 그 정도가 아니면 뭔가를 발명하는 일이란 게 가능 할 리 없으니.
→ 라슨이 6년에 걸쳐『RENT』를 창조한 뒷이야기를 다시 읽을 때마다, 그 고통을 생각하게 되네요.
맞아맞아. 겨우 완성해서 "아아, 다행이야" 라고 생각한 밤에 죽은 거예요.
그것도 프리뷰 전야였으니 그 후의 성공을 모르는 채로.
요전에 뉴욕에서 조나단의 부모님을 만나고 왔어요.
"이번에 저, 다시『틱틱붐』을 해요" 라고 했더니 울면서 기뻐해주셨어.
"나는 일본의 조나단 라슨이에요. 그는 일본에 살아있어요" 라고 말하니 부모님은 아무 말 없이 안아주셨어요.
→ 멋진 정신을 계승했네요.
멋짐, 과 동시에 너무나도 가시밭 길이라서 괴로워.
→ 만났기 때문에?
만나지 않았다면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됐을 텐데.
응, 그러니까 거창하지만 "무엇을 나에게 안겨준거야" 라고 하늘을 향해 조나단에게 말하고 싶네요.
하지만 만나지 않았다면 나 이런 식으로 뭔가 커다란 정신에 이끌려 배우를 계속해 올 수 없었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가시밭 길이라도 살아있어서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말야, 언젠가 뭔가 하나의 매듭을 지을 수 있다면, 뭐 그것이 스스로 납득이 가는 결과일지 아닐지는 모르겠지만
하지만 그 때가 온다면, 느긋하게 온천이라든지 가고 싶어. 아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온천마을에서 살고 싶구나~ (웃음)
ㅡ ㅡ ㅡ
잡지 스캔본을 제공해주신 키무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언제적에 보내주신 건데 이제서야 토해냅니다^^;;)
당시에도 한번 눈으로 훑어내리기는 했지만 이번에 블로그에 올리려고 다시 찬찬히 읽어보니까
오히려 4년이 지난 지금, 와닿는 부분이 많네요. 당시에는 막연했던 계획들의 실체가 보인달까.
RENT가 배우로서의 자신을 일깨워준 작품이기는 하지만 곧, 뛰어넘어야 할 벽이라는 말도 공감이 가고,
30대에는 뭔가 새로운 걸 만들어내는 작업을 할 거라는 것도.. 실제로 지금 착착 진행되고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저는 여전히 그의 존이 그립습니다ㅠㅠ
야마모토 코지/뮤지컬 TT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