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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 코지/뮤지컬 TTB

틱틱붐과 렌트는 엄연히 다른 작품인데 말이지..

by 캇짱 2010. 8. 14.

이번 틱틱붐 포스터를 보고 생각이 많아져서 끄적인다.




뭔가 기존의 이미지를 뒤엎고 새로움, 신선함을 추구한 듯 한데..
아무리봐도 익숙해지질 않는단 말이야.

나의 틱틱붐은 이러치 아나 x1000000000000000000000 랄까.

물론 아직 작품 뚜껑은 열리지도 않았고 순전히 포스터만 보고 든 생각이지만은..
데자뷰도 아니고 이런 얘기 TL5Y 때도 했더랬지? 내가 사랑하는 작품한테 자꾸 왜 이러는거야, 신시ㅠㅠ
(참고 : 2008/10/09 - 한국 재연, 뮤지컬「The Last 5 Years」산으로 가고 있다?)

과연 틱틱붐이 '폭발하는 젊음을 노래하는 락 뮤지컬' 인지 부터가 의문이다.
'젊음' 을 노래하는 것도 맞고 '락 뮤지컬' 인 것도 맞지만 '폭발하는' 이라는 표현과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극중 존은 '째깍,째깍..쾅!' 이라는 환청이 들릴 정도로 서른살이 다가오는 것을 두려워하고 초조해하는 인물이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떠안고 있는거나 다름없는 존에게 '폭발하는? 폭발하는? 폭발하는? 젊음' 이라니,
아예 자살하라고 등 떠미나요;;;;

사실 이 카피 문구를 보자마자 어렵지 않게 떠올린 한 작품이 있다.





바로 틱틱붐과 원작자가 같은「RENT」

'폭발하는 에너지, 그들이 다시 온다!' (렌트)
'폭발하는 젊음을 노래하는 락 뮤지컬' (틱틱붐)

이건 뭐, 똑같은 단어 가지고 순서만 뒤바꿔 조합한 애너그램도 아니고;;
정말 두 개의 서로 다른 작품의 카피가 맞는건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닮아있다.
렌트 포스터에 '폭발하는 젊음을 노래하는 락 뮤지컬' 이라고 쓰여있다해도 아무런 위화감이 없잖아.

가만 보면 신시는 '폭발' 이라는 단어를 되게 즐겨쓰는 거 같아.
보자마자 강렬하게 와닿는 표현이기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작품에 맞게 써야지.
락 뮤지컬이라고 무조건 '폭발' 로 이어지는 발상부터가 참 일차원적이랄까..





이제 보니 포스터 구도도 렌트와 비슷한 거 같다. 이번 틱틱붐 포스터 보자마자 어디서 많이 봤다 싶었는데.. 이거였나?
말 나온김에 이번에 새로 공개된 홍보 영상도 소개해보자면,







애초에 컨셉을 그리 잡았으니 당연한 결과겠지만, 홍보 영상도 렌트와 상당히 비슷한 향기가 난다.
원작자가 같으니 음악도 비슷하다는 걸 떠나서 포스터 촬영 편집 구도나 느낌이 거의 유사한걸.

틱틱붐과 렌트, 두 작품은 모두 조나단 라슨의 손에서 탄생한 작품으로 즉, 그 뿌리가 같다.
특히 틱틱붐은 조나단의 자전적 이야기라는 점에서 볼 때마다 렌트가 생각나는 것이 사실.

하지만!
틱틱붐과 렌트는 엄연히 다른 작품이잖아.. 

이 작품들이 하나가 아니라 둘로 나뉘어져 있는 것은 서로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고,
그것은 분명 닮아있지만 엄연히 다른 작품으로 존재하는 이유이다.
관객들이 틱틱붐이란 작품을 보면서 조나단 라슨을 느끼고 렌트를 떠올리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이렇게 대놓고 제작사 측에서 두 작품을 이꼴(=)로 놓고 홍보를 하는 것은 조금 방향성이 어긋난 거 아닌가?
틱틱붐이라는 작품에는 틱틱붐만의 매력이 있는데 그것을 캐치하지 못하고
엉뚱하게 렌트의 영광에 기대려는 느낌이 들어 썩 좋아보이지 않는다.




자료를 정리하다 틱틱붐의 옛 포스터를 발견했다.
당신의 서른살을 위한 노래.. 당신의 꿈, 당신의 용기에 관한 이 시대 젊은이들의 이야기!

이거거든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3년 사이에 신시에 대대적인 인사이동이라도 있었던 걸까 의심스럽고;;


 


참고로 소개하는 것은 2006년 일본 틱틱붐의 홍보 영상이다.
저예산에 정말 돈 안들인 티 팍팍 나는 영상이지만..
작품의 테마를 제대로 알고 소개하고 있다는 면에서 칭찬해 줄 만하다.
주연인 야마모토 코지의 목소리가 작품의 느낌을 잘 살리고 있고,
무엇보다 내가 홀딱 넘어간 것은 바로 이거. 

"RENT의 스피릿은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거라구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렇게나 렌트를 언급하고 싶다면 이 정도 선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
검색하다 나온 틱틱붐 기사에 흥미로운 내용이 있어 덧붙인다.

이번 공연의 연출은 연극배우 겸 연출가인 이항나가 맡았다. 그녀의 네 번째 작품이 된 뮤지컬 ‘틱,틱…붐!’은 기존에 작품이 가지고 있는 젊은 열정과 실험정신은 그대로 살리지만 지금까지 한국에서 공연되었던 ‘틱,틱…붐!’의 무대와는 차별화를 둔 특별한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라네?
포스터만 봐도 기존의 무대와는 한없이 차별화가 느껴져서 걱정이다만, 일단 지켜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