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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 코지/뮤지컬 HEDWIG

일본의 헤드윅 이야기 (2)

by 캇짱 2007. 3. 1.

본 공연 감상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잠시 쉬어가는 페이지.
공연 보기 전까지의 에피소드 입니다. 이건 굳이 안 읽어주셔도 되요^^;;

가부키쵸는 야마코지 팬들의 성지였습니다. 헤드윅 회장인 신주쿠 FACE 를 시작으로 ㄷ 자 모양으로 극장들이 몰려있는데요. 일본은 우리나라처럼 극장문화가 발달해 있지 않아서, 듣기론 DVD 산업의 발달로 안방극장이 더 활성화 되어있다는군요. 따라서, 우리나라 같은 멀티플렉스는 고사하고 전혀 극장이 없을 거 같은 구석탱이에 달랑 한두개의 영화가 상영되고 있는 것이 고작입니다. 적어도 제가 일본에서 발견한 극장의 모습은 그러했습니다. 도대체 일본애들은 만나서 뭐하고 노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가부키쵸는 그런 일본의 극장시스템과는 조금 비켜나가있는 곳이랄까요. 이렇게 극장들이 한곳에 몰려있는 장소는 보지도 못했거니와, 그 극장들이 마치 짜기라도 한 것처럼 코지군 출연 영화를 내걸고 있어서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하더군요.


신주쿠 FACE 바로 옆의 극장에는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


또 그 옆의 극장에는 '유메쥬야' 가!


헤드윅 공연까진 좀 시간이 남아서 한국개봉 가능성이 적은 - 그치만 무엇보다 비주얼이 좋은! -유메쥬야의 상영시간을 체크했습니다만! 하필 헤드윅 공연 시간과 겹쳐서 눈물을 머금고 돌아서야 했죠T-T


신주쿠 FACE 는 전혀 라이브 하우스가 있을 거 같지 않은 평범한 건물의,


그것도 7층!
에 자리하고 있었는데요. 대학로의 소극장 분위기를 예상했던 저에겐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라이브 하우스 하면 왠지 들어가는 입구부터 어둡고 침침해야 할 거 같지 않나요;; 건물 앞 광장에 라이브 하우스에 갈 것만 같은 (원래 그 주변 사람들은 다 내가 가는데 가는 사람들로 보이곤 하잖아요) 젊은이들이 몰려있길래, 쟤들은 왜 안들어가고 여기 있나 했는데 다 이유가 있더군요. 일정 시간이 되기 전까진 엘레베이터가 7층엔 서지 않는 겁니다. 처음엔 그런 공지도 못보고 그저 들뜬 마음에 엘레베이터에 올랐지요. 7층 버튼이 눌러지지 않는것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6층에 내려서 7층에 올라가는 계단을 찾으려 했습니다. 6층에 내리자 노래방 손님으로 생각하고 반갑게 맞아주더군요. 그런데 아무리 깊숙이 들어가도 올라가는 계단이 보이질 않는 겁니다. 하마터면 노래방 객실에 안내될 뻔 했어요;; 그럼 8층에서 내려와야 하나 싶어 다시 엘레베이터에 올랐지만 역시 엘레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매장으로 이어지는 시스템이더군요.이미 같은 경험을 한 이상 재빨리 상황 파악을 하고 조용히 엘레베이터의 닫힘 버튼을 눌렀습니다. 다시 1층으로 내려와서야 엘레베이터 옆에 얌전히 붙어있는 이 공지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어도 엘레베이터에 탔다 내렸다 생쑈를 하지 않았어도 되었음.


확실히 좀 일찍 오긴 했지만 (그 날 일정을 하나 취소했거든요) 그렇다고 들여보내주지도 않는거냐!! 다리가 넘 아파서 빨리 어디 자리잡고 앉고 싶었다구요T-T 나중에 올라가보고서야 안거지만, 딱히 로비랄만한 데가 없어서 일찍 올라갔어도 어디 앉아있을만한 곳은 없었지만요. 아마 공연 준비하는 스탭들이나 배우들의 보호 차원에서 사전 출입을 막은 건 아닌가..어쨌든 1층에서 시간을 때우기 위해 이곳저곳 기웃거렸습니다. 오락실이 있었는데 인형 잡기에 도전했지만 실패. 그 밖에는 흔히 사행성 오락이라 불리우는 도박들 뿐이라, 일본은 이런 게임을 성인용 게임장도 아닌 곳에 버젓이 내놓고 운영하고 있다니! 아아 일본 청소년들의 미래가 어둡습니다;;

드디어 6시가 되어 7층에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공연까지는 아직 한시간이나 남아있어 시간도 떼울 겸 배회하던 차에 발견한 것이 바로 로비에 쭈욱 늘어서 있는 화환들! 사진을 찍어왔으면 더 좋았겠지만 도저히 사진을 찍을만한 분위기가 아니라서요;; 일본 가서 는 것은 눈치 밖에 없습니다. 어디서 사진이 허용되고 안되는지 대충 눈칫밥으로 알겠더라구요. 여기는 그렇게 적극 제지 하는 분위기까지는 아니었지만 보는 눈이 많아서 무리였어요. 공연을 즐기러 왔다기 보단 인간 야마모토 코지의 인간관계에 더 집착하는 팬으로 보이기 싫어서 관뒀습니다. 아무튼 기억하고 있는 명단은 TBS 관계, 화려한 일족 관계, 잡지사 관계, 미타니 코키, 카토리 싱고, 기무라 타쿠야, 굿상도 있었고, LSOH의 공연자 우에하라 다카코도 있었고 NAO 쨩이 있었던가? 이건 잘 기억이 안나고;; 무엇보다 반가웠던 이름은 벳쇼 테츠야!!! 아아 장발장씨를 여기서 뵙게 될 줄은 >_<그 밖에 무대 관계 사람들과 아, 팬 일동도 있더군요. 일동에 들어있는 건 도대체 누구야? 팬클럽?

한쪽에서는 굳즈를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헤드윅 관련 티셔츠 라든지, 프로그램, (핸드폰줄이 있었던 거 같기도;;) 그리고 koji yamamoto & K.D earth CD 들.. 티켓이 없으면 굳즈를 사는 곳까진 들어오지도 못하더라구요. 우리나라처럼 지나는 길에 공연장에 들러 프로그램을 산다거나 하는 건 안될 거 같습니다. 왜 그럴까요. 하나라도 더 팔면 좋지 않나. 프로그램을 네권이나 사는 사람은 저 밖에 없었지만 따가운 시선을 물리치며 당당히 계산하고 (그래! 나는 한국의 야마모토 코지팬들의 대표로 온거야! 따위의 사명감으로;;) 공연 개막을 기다렸습니다.

어째 공연 감상보다 쓸데없는 에피소드가 더 긴 거 같은 느낌이 든다면 제대로 읽으신 거 맞습니다-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