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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 코지/DramaSP_GUEST

미타니 코키의 흔해빠진 생활 : 1028. 다음 스구로는「죽음과의 약속」

by 캇짱 2021. 2. 28.

2021.02.25 아사히 신문 미타니 코키 칼럼

 


아가사 크리스티의 미스터리를 일본을 무대로 번안. 명탐정 에르큘 포아로를 스구로 타케루로 바꾼 드라마 시리즈 제3탄이 곧 방송된다.

이 시리즈, 크리스티 재단의 평판도 좋아서 매우 감사한 일이다. 나 자신이 크리스티의 팬이므로 크리스마스에 그녀의 손자 분이 카드를 보내오면 각본가를 하고 있어서 좋았다고 절실히 생각한다.

이번 원작은「죽음과의 약속」. 제1작품이「오리엔트 급행 살인 사건」, 2작품이「쿠로이도 살인」(원작은「아크로이드 살인」)이라는 작자의 대표작이 이어졌으므로, 다음은 명작「ABC 살인 사건」이나 재영화화로 화제인「나일에서 죽다」를 기대하신 분도 계실지도 모른다.「죽음과의 약속」은 크리스티 중에서는 꽤 수수한 작품. 하지만 이것이 걸작인 것이다. 미스터리임과 동시에 이야기로서 뛰어나다. 시모츠키 아오이 상이 크리스티의 전 작품을 평론한「아가사 크리스티 완전 공략」에서는 별 다섯 개. 포아로물 베스트5에 들어있습니다.

좀처럼 살인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우선 훌륭하다. 전체의 절반 부근까지 누구도 죽지 않는다. 게다가 피해자는 한 명뿐. 단 한 번의 살인으로 이만큼의 장편을 지탱하는 크리스티의 굉장함. 스토리텔링의 묘기를 한껏 맛볼 수 있다. 그러면서 후반 추리의 재미. 논리의 묘미. 그 다음 의외의 범인. 모든 것이 완벽. 첫 페이지의 첫 줄에 나오는 것은「알겠어? 그녀를 죽여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라는 대사. 그야말로 만사 OK다.

「죽음과의 약속」은「나일에서 죽다」에 이은 중근동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전제군주처럼 가족을 조종하는 어머니. 학대받으면서도 어머니의 감시 아래서 도망칠 수 없는 아이들. 그런 비뚤어진 일가가 여행 중에 조우하는 살인 사건. 이 어머니가 강렬한 캐릭터로「인어공주」의 우슬라와「101마리 강아지」의 크루엘라와「잠자는 숲속의 미녀」의 말레피센트를 더해 셋으로 나누어지지 않을 만큼 무섭다. 아마 독자 대부분은 읽으면서 '빨리 이 사람 살해되면 안 되나'라고 생각할 터. 그 바람이 이루어질지 어떨지는 여기서는 쓰지 않지만 크리스티의 작품 중에서도 이 정도로 미움받는 캐릭터는 없지 않을까.


드라마판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설정을 일본으로 바꾸는 것 이외는 최대한 원작에 다가가려고 노력했다. 멋대로 피해자를 늘리거나 사건을 화려하게 만들어서는 크리스티에 대한 모독 같은 느낌이 든다. 이번에도 각색에 있어서 원작을 읽고 얼마나 작자가 섬세하게 이야기를 엮어내는지 눈으로 확인했다. 이렇게 완성된 것을 이상하게 만지작거려서는 결코 안 된다.

다만, 어느 등장 인물의 설정을 약간 바꾸었다. 많이는 말할 수 없지만 이건 드라마화 하면서 꼭 필요한 것. 이렇게 하지 않으면 시청자가 금방 누가 범인인지 알아버린다. 그것을 위한 미스리드. 원작팬 여러분, 부디 이해해주시길. 무슨 소리냐고 생각하시는 분은 우선 원작을 읽고 나서 드라마를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