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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 코지/락오페라 모차르트

[아사히 신문 GLOBE] Breakthrough 돌파하는 힘 - 배우 야마모토 코지 인터뷰

by 캇짱 2013. 7. 7.


배우란 무엇인가.

질문하고, 부딪치며, 혼자 걸어왔다.

역할을 뛰어넘고 싶다는 욕망을 가슴에 감추며.




연습실을 천천히 걷다 멈춰섰다.「앞으로 한 걸음, 내디뎌야만할 것인가?」. 실전 무대는 가로 20미터, 세로 16미터. 그 위에서 불과 한 걸음이 어떤 차이를 낳는 것인가. 야마모토 코지(36)는 감각을 날카로이 했다. 연습실의 한가운데에 잠시 멈춰서, 몸의 방향을 조금 틀어보고 얼굴의 각도를 미묘하게 바꾸어 본다.


「연습실에 서면 분명히 보여 옵니다. 이것을 표현하는데 이 한 걸음은 아니라든지, 얼굴은 살짝 2센티 왼쪽이구나 라고」


1월 중순, 도내의 스튜디오에서는 아침부터 연습이 계속 되고 있다. 이번 달, 도쿄와 오사카에서 공연하는 뮤지컬「락 오페라 모차르트」. 유럽에서 150만명을 동원한 작품으로 야마모토와 나카가와 아키노리(30)가 모차르트와 살리에리를 교대로 연기한다.


브로드웨이 연출가 필립 맥킨리의 지시로 야마모토는 순식간에 두 개의 배역을 오간다. 대본을 확인하면서 연기하는 배우도 있는 가운데 야마모토는 휴식까지의 2시간, 대본을 손에 드는 일도 없었다. 대사는 막힘이 없고, 때로는 다른 출연자의 몫도 커버했다.


야마모토는 이러한 분장 없이 하는 연습 전에 대사를 외우는 것을 자신에게 부과했다. 이번 대본은 137 페이지.「2시간 정도 걸려 대체로 외웠어요. 빠르죠?」라며 웃었다.




아이돌은 아니었다


코미디나 뮤지컬, 시대극까지 폭넓게 연기하며 어떤 역이라도 훌쩍 들어간다. 인간의 모순된 감정이나 이면성을 정중하게 표현하여 역할의 크고 작음에 관계없이 인상에 남는 장면을 남겨 왔다.


작년 NHK 시대극「박앵기」에서는 외팔 검객·탄게 텐젠을 연기했다. 제작 통괄의 사노 모토히코(53)는 야마모토가 주연을 맡아주는 것이 전제였다고 이야기한다.


「레벨이 높은 칼싸움 장면을 할 수 있는 배우는 그 세대에 소수. 그것을 외팔로 하게 되면 야마모토 상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오른손으로 칼을 쥐면서 앞에서 뒤로 이동해가는 카메라의 움직임을 감지해 감춰진 왼팔이 찍히지 않도록 앞뒤로 비틀어 보였다고 한다.「신체적인 힘과 감정 표현을 양립할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배우. 속박을 해야 될 정도로 힘을 낸다」


태어난 후 얼마 되지 않아 어머니에게 이끌려 두 살 위의 형과 모델을 했다. 분별이 생긴 2살 무렵의 첫 기억은 촬영 현장. 초등학교 2학년 때에는 첫 무대에서 미기와 나츠코등 베테랑과 공연했다. 학교를 조퇴하고 무대로 향하는 바쁜 초등학생이었다.


「모르는 사이에 어머니가 응모해서. 낯을 가렸기에 일이 정해지면 정말 싫었어. 하지만 하고 나면 매우 즐겁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36년간 연예계에서 지내면서 이 세계와, 거기에 몸을 담고 있는 자신을 냉정하게 내려다보는 시선을 지니게 되었다.


「나는 아이돌도 아니었고, 확하고 뜬 적도 없습니다」문득 그렇게 이야기했다. 10대 무렵은 동세대 배우들이 학원물 드라마에 차례차례 나가고 있었다.「대세인 그들을 보면서 부럽다고 생각하는 반면, 나는 이런 게 아니겠지 라고도 생각했다」


배우업이란 무엇인가. 야마모토는 항상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온 것처럼 보인다.


「이 세계는 스포츠처럼 몇 초에 달린다, 라는 기준이 없어. 그러니까 여기까지 할 수 있는 것이 프로라는 경계선은 내 안에 가져두고 싶어」


프로이기 때문에 뒤에서 하는 노력을 보이려고 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 어느 연출가가 연습실의 분위기를 잡으려고「네놈들, 적당히 해라!」라고 고함을 쳤던 적이 있다.「네놈들, 이라고 들을 이유는 없어」라고 돌려줬다.「두 번 다시 함께 일을 할 수 없게 된 사람도 있었습니다」


연예사무소의 제의를 거절하고 쭉 혼자서 해왔던 것도「배우업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야마모토 나름의 대답이었다.


대형사무소에 들어가면 주위와 보조를 맞추지 않으면 안 되는 것도 있다. 하지만 배우란 본래 혼자서 걷는 것이 아닌가. 「보조는 맞추는 것이 아니고, 혼자서 걷는 사람들이 문득 옆을 보면 몇 명인가 있었다, 라는 것이라고 생각하니까」




전환기가 된 무대


21세 때, 브로드웨이 뮤지컬「RENT」의 일본 공연에 나왔다. 노래, 춤, 연기가 요구되어「이것이야말로 해야 할 일이다」라고 생각했다. 그 반동으로 어떤 걸 해도 부족함을 느끼게 되었다.「노래도 연기도 할 수 있다고, 같은 건 일본에서 말해봤자 소용없어」그런 생각이 부풀어간다.


당시의 야마모토를 가까이에서 보고 있던 것이 탤런트 팟군(42)이다.「그는 눈을 빛내며 브로드웨이를 향한 꿈을 말했어」팟군에게 영어를 배워, 23세 때에는 뉴욕에서 3개월 정도 살아도 보았다.


그러나 브로드웨이는 작품마다 오디션을 받지 않으면 배역을 따낼 수 없는 엄격한 세계다. 야마모토는「배우의 레벨이 전혀 달랐다」라고 말한다. 아시아인에게는 아시아인 역할밖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현실도 보았다. 정말 도전하려면 일본을 버릴 정도의 각오가 필요했다.


「모든 것을 내던져 뛰어드는 것은 근사한 것 같지만 일본의 일을 내팽개치는 무책임한 면도 있다. 그쪽에서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보다 일본에서 쌓아 올려 온 것을 토대로 해 나가는 편이 좋다」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RENT」의 경험으로부터 15년. 야마모토는 지금도 브로드웨이를 시야에 두면서 이전과는 조금 다른 생각이 있다고 한다.「일본에서 좋은 작품을 만들면 브로드웨이 사람들과 일을 할 수 있을 터. 일본의 장점, 세계관을 만드는 일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야마모토의 무대를 몇 번이나 다룬 연출가 스즈키 카츠히데(53)는「노래, 댄스, 연기 모두 천재적인 면이 있다」라고 인정하면서「유감인 것은 자신을 뛰어넘는 사람에게 둘러싸일 기회가 적은 것」이라고.「재능 있는 사람들은 아직 있다. 자신보다 위에 있는 사람을 찾아 뛰어들었으면 좋겠어. 거기서 그는 타격을 입을지, 아직 열려 있지 않은 재능을 한층 더 열게 될 것인지」


그때, 거기에는 어떤 야마모토 코지가 있을 것인가.




Self-ratingsheet 자기 평가 시트


야마모토 코지 씨는 자신의 어떤「힘」에 자신(自信)이 있을까. 편집부가 준비한 10종류의「힘」에 순위를 매겨달라고 부탁했는데, 독자적으로 만든 8종류의「힘」을 섞은 무순서의 리스트를 받았다.


독자적인「힘」을 생각하면서「이 단어가 아니다」「그것과도 조금 다른데」라고 몇번이나 바꾸어 말했다. 표현하는 것에 대한 탐욕이 엿보인 순간이었다.



「현실을 도피하는 힘」은「궁지에 몰렸을 때, 이제 아무래도 좋아라고 생각하며 한 순간 내던질 수 있는 힘. 그것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궁지에 몰리면 관객 앞에서 창피를 당할지, 지금은 힘들어도 노력해서 창피를 당하지 않는 편을 택할지를 생각한다」「각오를 다지는 힘」은「이제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다고 각오를 다지는 힘」. 그 흐름에서 나온 것은「정의감」이다. 어릴 적 남의 집의 창문을 깼던 적이 있다. 친구들이 모두 도망쳤을 때 혼자서 사과했다고 한다.「정의감은 매우 있는지도」「사람을 좋아하는 힘」은「사랑의 힘」이라고도 바꿔 말하며「남녀 관계없이」라고 덧붙였다.


* 역주 : 편집부가 준비한 10종류의 힘은「운」「독창성・번뜩임」「지속력・인내력」「집중력」「분석력・통찰력」「어학력」「결단력」「행동력」「협조성」「체력」이다. 다른 이들의 인터뷰 기사를 살펴보면 대부분 이 단어를 그대로 사용해서 요구하는대로 순위를 매겼다. 한 두명 정도가 몇 가지 힘을 빼고 자신만의 힘(호흡법이라든지, 표현력이라든지)을 넣기도 했지만, 코지군처럼 아예 순위를 매기지 않고 대부분을 '자신의 말'로 바꾼 사람은 없었다. 




MEMO


기억법…대사를 외우는 속도에 주위도 놀란다. 대본의 페이지를 사진처럼 기억해서, 걸리는 단어는 머릿속에서 알파벳으로 할당해간다고 한다.「계약(케-야쿠)이라면 K, 연장(엔쵸-)이라면 E.「계약의 연장」이란 말이 꺼내기 어렵다면 KE. 그 대사 다음은... KE, 아, 계약의 연장이구나, 라는 느낌」. 외울 때까지는 페이지를 넘기지 않는다.「빨리 외우면 대본을 손에서 놓을 수 있고 시야가 열리겠죠. 저기에 단차가 있다든가 저기에 오를 수 있다든가, 다음 단계로 빨리 갈 수 있으니까」


* 역주 : 기사에는 미처 쓰지 못했지만 코지군과 인터뷰한 기자가 나중에 트위터에 쓰기를, 야마모토 씨는 대본을 그 페이지의 행수까지 그림처럼 기억한다고 했다면서 기억한 장소와, 읽으면서 액팅을 상상하는 것까지 3가지를 세트로 하고 있다고. 또, 기자가 프리 다이버 시노미야 류조 씨에게 들었는데, 언젠가 야마모토 씨가 그의 방송 나레이션을 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나중에 뜻밖에 마주쳤을 때 그 자리에서 나레이션을 암송해주었다고. 나레이션까지 암기하는 건가 기자는 놀랐다고 한다. 


사람을 좋아한다…어딘가 고독을 즐기고 있는 것 같지만 주위에선「동료에게 애정을 쏟는 사람」이라고. 사람을 보고 있는 것을 좋아하고「재미없는 사람은 재미없는 것이 재미있어서」라고. 결혼을 앞두고 있던 공연자의 연기가 바뀐 것을 눈치채고「결혼하는 거야?」라고 물어봐서 본인을 당황하게 한 적도. 흉내내는 것이 능숙한 것도 이러한 관찰력에서 오는 것이겠지.


* 역주 : 코지군이 결혼을 눈치챈 공연자는 <신센구미!>의 시마다군 쇼에이상ㅋ <신센구미!>에서 공연하고 다시 <신센구미!!>에서 만났을 때 결혼하냐고 물어봤단다. 코지군과 쇼에이상의 잡지 대담에 이 에피소드가 자세히 나와있다. 




「뜻대로 다룰 수 없다」그것이 배우 야마모토 코지 씨의 매력일지도 모릅니다. 단정한 모습의 이면에 있는, 표현하는 것에의 뜨거운 마음. 때로는 한 걸음 떨어져서 자신을 바라보며 굳이 자조적으로 말하는 일도 자주 있다. 웹 오리지널에서는 특별편인 인터뷰 여록과 무대나 TV에서 야마모토 씨와 관련되어 온 분들의「야마모토 코지를 말한다」를 전달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