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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 코지

메리 김포 공항. 크리스마스의 코지.

by 캇짱 2008. 12. 25.
모든 것은 이 한 마디로 정리됩니다.

그 곳에 있는 건 코지군이 아니고 야마모토상이더라.

'군' 이라고 감히 부를 수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상' 으로도 모자라요.
그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는 야마모토사마!!
(주의 : 이와네 사마 아님. 이 쿨한 남자에게 그런 드라마틱한 상냥함을 기대하지 말라. 다친다.)

어제 코지군의 출국 정보를 알게 되어, 도곰님과 급연락을 취해 공항에서 배웅하기로 결정.
아무리 그래도 맨 몸으로 들이댈 수는 없고, 선물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에
하루 만에 마련할 수 있는 물품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항상 몸에 지닐 수 있는 것이면 좋겠다. 는 생각에 악세서리 쪽에 눈을 돌렸지만
꼭 필요한 것 이외엔 몸에 뭘 걸치는 걸 그다지 좋아하는 타입은 아닌 거 같고.
썬그라스 애용자라는 것을 생각해 썬그라스를 선물할까도 했지만
연예인한테 짝퉁 메이커를 안겨줄 수도 없는 노릇. 금전적인 문제도 생각해야 했구요.
인사동 쪽에 나가볼까 하다가 시간도 촉박하고 너무 한국적인 것만 고집하는 것도 내키질 않아서..
이런 저런 이유로 제외하다보니 결론이 나질 않더군요.
결국 백화점에 가면 뭐라도 고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백화점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습니다.

오늘 아침 11시경. 백화점 앞에서 도곰님과 합류하여 남성 의류와 스포츠 매장을 두루 보았습니다.
스키 용품으로 가득찬 매장. 엊그제 롯데월드에서 겨울 스포츠는 하지 않는다는 발언이 퍼뜩 떠오르더군요.
썩 눈에 들어오는 물건도 없고 이렇다 할 수확도 없이 지하 매장으로 향했습니다.
어제 도곰님과 통화하면서 잠깐 이야기가 나왔던 다기 세트나 살펴볼까 하구요.
일본은 차 문화가 발달해서 이거 잘못하면 국경이 모호한 선물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지금 그런 걸 일일이 따지고 있을 시간도 없고, 일단 들이대고 보는 겁니다.
그렇게 다기 매장을 둘러보다 옆에 있던 차 매장 언니에게 낚여서(;) 차를 선물하는 것으로 급 선회! 
사실 다기는 선물해봤자 귀찮아서 달여먹을 것 같지도 않고.. (술잔으로 쓴다면 모를까)
노래하는 사람이니 목에 좋은 차도 좋을 것 같더라구요. 마침 세일도 하겠다 <- 결정적인 이유
달여먹는 차가 포장면에 있어서 훨씬 예뻤지만, 편의성을 생각해 티백용으로 샀습니다.
민트차와 오렌지어쩌구차(너무 정신없이 사서 뭘 샀는지 잘 생각도 안 나네요)로 골랐어요.
민트차는 목에 좋다고 매장 언니가 추천해줬구요. 오렌지어쩌구차는 향이 좋아서. 
코지군이 단 건 싫어하니까 잠시 어떨까 고민했지만 맛이 단 게 아니라 향이 단 거니까 괜찮다네요.
포장은 마침 훈민정음 포장지가 있길래 센스 있게 부탁했지요^^

백화점을 나와 그 길로 문구점에 들러 카드와 싸인 용지를 샀습니다.
요즘 카드는 참 한국적이면서도 예쁘게 나오대요? 깜짝 놀랐어요.
뭘 살지 한참을 들었다 놓았다 했을만큼 하나같이 예뻐서.. 고민 끝에 근하신년 카드를 샀는데요.
'근하신년' 이 한자로 쓰여있어서 코지군도 그 의미를 단번에 알 수 있을 거 같더라구요.
분홍색 바탕에 전통 문양이 그려진 하얀 버선이 카드 전면에 입체적으로 표현되어 있는데 정말 예뻤답니다.
그리고 아까 산 선물에 끼워넣을 쬐끄만 하트 모양의 카드도 사고..
싸인 용지는요. 전 좀 두꺼운 용지에 받고 싶었는데 마땅한 게 없더라구요.
그래서 결국 뭘 샀냐면 무려 상장 용지!!! +_+
A4 용지 크기에 양 옆으로 금색 봉황이 수놓아져 있는데요.
보자마자 '이거다!' 라고 생각했죠. 도곰님과 상의 끝에 낙찰!
나름 금칠했다고 그깟 종이가 뭐 그리 비싸던지.. 하지만 돈이 아깝지 않았어요.
여기에 코지군의 싸인이 쓰여진다고 생각하니 절로 미소가 지어지던걸요.
(돌이켜보면 이 때가 좋았지...........흑)

여유있게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이것저것 준비하다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촉박하더라구요.
바로 공항으로 향했죠. 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경이었구요.
김포 공항엔 출국 게이트가 한 군데 뿐이라서 헤맬 것도 없었네요.
코지군이 탑승할 비행기는 3시 50분발 하네다행 같은데 (순전히 추측) 게이트는 2시에 열린다고 하구요. 
근처에 적당히 자리 잡고 앉아 카드를 쓰기 시작했죠. 저는 어젯 밤에 난생 처음 팬레터란 것을 써봤는데;;
연습장에 적는데만도 한참 걸려서 미처 옮겨적지는 못했어요.
아까 산 근하신년 카드에 얼른 옮겨적고. (결과적으로 근하신년과는 아무 상관없는 내용의 편지^^;)

그런데!!
약 5분도 지나지 않아, 더 정확히는 카드에 '야마모토 코지상에게' 만 적었을 무렵.
그 야마모토 코지상이 눈 앞에 나타난 겁니다!!!
아놔- 뭐야. 벌써 오면 어쩌자는 거야;;;;;;;;;;
아직 아무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 이대로 달려가서 선물만이라도 안겨줘야 할지,
일단 카드부터 쓰고 볼지.. 그 짧은 시간에 엄청 고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