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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 코지/뮤지컬 or 무대

야마모토 코지, 시즈키 아사토, 스즈키 후쿠가 출연 뮤지컬「이상한 나라의 히나마츠리」공연 리포트

by 캇짱 2022. 3. 7.



우아하고 환상적인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의복 meets 뮤지컬 『이상한 나라의 히나마츠리』 공연 리포트

2022년 3월 3일(목) 도쿄 국제 포럼에서 뮤지컬「이상한 나라의 히나마츠리」가 막을 열었다.「현대에 이어지는 일본 문화 체험」을 목적으로 하는 J-CULTURE FEST의 일환으로서 개최된 본작은, 진짜 의복×엔터테인먼트를 전하는 시리즈의 최신작이기도 하다. 이번 테마는 즉, 「히나마츠리」. 수십년 갇혀있던 히나마츠리 인형들이「올해야말로 장식해줬으면 해!」라고 소유주인 소녀를 상자 속에 끌어들이면서 일어나는 소동을 그리는 판타지 뮤지컬. 작·연출을 담당한 것은 하나구미 연극의 카노 유키카즈다. 


관객을 이야기로 유인하는 신호는 피아노 선율. 조금 수상하고 어딘가 그리운 듯한 선율에 서서히 일본과 서양의 악기가 겹쳐지며 이윽고 이호가「기쁜 히나마츠리」의 멜로디를 연주하기 시작한다. 여기는 어디? ㅡ 아무래도 현대의 일본인 듯하다.



거리에선 교복 차림의 야요이 세츠코(테라다 히카루)가 귀여움과 늠름함을 겸비한 기모노 차림의 타로(스즈키 후쿠)와 조우한다. 이상한 존재감을 발하면서 노래하기 시작하는 타로. 다가붙는 피리 소리도 기분 좋게 흐르는 노래는 타로가 세츠코에게 고하는 히나마츠리 인형들의 비탄의 마음. 세츠코를 감싸는 공기가 점점 변해간다. 그리고 헤매는 히나마츠리 인형들의 세계=상자 속! 검은 배경에 떠 있는 거미줄 무늬도 인상적인 공간에서 세츠코의 이상한 여행이 시작된다.

참고로 장내는 폭넓은 회장의 형태를 살려 가운데에 스테이지, 좌우에 각각 스크린과 연주자들이라는 대칭적인 세트로 되어 있는데, 이 또한 심플하지만 거기에 있는 것을 돋보이게 하는 히나마츠리 진열단의 구조가 떠오르는 배치, 라고 생각하는 것도 재미있다.



세 궁녀 언니들, 오른쪽과 왼쪽의 위치를 몰라 혼란스러운 좌근위 중장과 우근위 중장...과 세츠코가 차례로 조우하는 인형들은 모두 1년에 한 번 있는 맑은 날에 대비해 아름다운 의상으로 몸을 감싸고 치장을 하고 있지만, 오래 상자에서 꺼내지 않은 것에 쓸쓸함과 약간의 초조함을 안고 있는 모습.



눈 앞의 소녀가 자신들의 소유주임을 알자「드디어인가」라고 마음이 들뜬다. 어떤 인형도 히나마츠리 인형을 바라보거나 장식해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그 인형들인가」라고 알 수 있는 복장에 친근함이 생긴다. 또 각자 팀워크도 좋고 코믹한 동작과 캐릭터의 특징을 살린 오리지널 넘버도 듣기 좋다. 「나의 히나마츠리 인형들도 오프 시즌 상자 속에서 이렇게 지내고 있을지도 몰라」라는 상상을 문득 하게 되었다. 





이어서 등장한 것은 오노노 코마치·세이쇼나곤·무라사키 시키부 세 현녀다.「여자 3명이 모이면 시끄럽다」는 말대로 일견 사이 좋게 보여도 각자 양보하는 일이 없는 "마운트 잡기 싸움", 프라이드가 드러나는 "헤이안 공감" 가득한 걸즈 토크가 신선하다. 의복도 파스텔 컬러의 색조나 밝은 오렌지 계열, 가련한 보라색 계열 등이 도입되어 큼직한 꽃을 모티브로 한 머리 장식도 가련함을 돋운다. 일본 옷차림만이 가능한 의복의 흔들림을 살린 댄스, 촉촉하고 귀여운 계열의 노래로 무대 위에 신선한 꽃이 피었다.

자, 드디어 다음은 오비나와 메비나의 등장...이라고 생각했더니 장면 전환, 무대 위는 침울한 분위기로. 봉보리가 희미하게 비추는 것은 은자수가 고귀한 광택을 내는 흰 의복을 입고 보라색 머리띠를 두른 오비나(야마모토 코지). 오래 갇힌 채로 나무들의 냄새나 봄바람을 느낄 수도 없게 되어 완전히 병들어 버린 것이다. 그 모습을 걱정하며 다가와 격려하는 메비나(시즈키 아사토).

선명한 보라색에 역시 자수의 광택이 높은 신분을 느끼게 하는 차림이지만 근심스러운 얼굴이다. 강한 심지와 부드러움이 묻어나는 오비나의 노랫소리가 촉촉이 장내에 가득 찬다. 서로 부르듯 이어지는 메비나의 노랫 소리는 두 사람을 지켜보는 우리의 마음에도 물어보는 듯하다. 찾아온 이치마츠(사내아이) 인형 하나코(카노 유키카즈)도 걱정스러운 얼굴이다. 그러나 이 하나코, 등장한 모습을 보고 오비나가 매우 깜짝 놀랐을 정도로 어른스러운 얼굴과 어린 아이 같은 무늬가 들어간 붉은 기모노가 언밸런스. 뭔가가 이상해? 라고 파란의 예감이 적중했을 때 제1막은 끝.




휴식을 사이에 두고 2막 시작은 캐스트 총출연의「SHOW TIME!」. 세츠코와 만난 히나마츠리 인형들의 기사회생 이야기, 그 결말을 앞두고 "히나마츠리 인형들이 전야제처럼 즐기는 잔치"의 실체화이다. 인기 뮤지컬 넘버, 징징 울리는 일렉 기타, 일본과 서양의 스탠다드한 명곡부터 마음이 춤추는 인스트루멘탈 메들리까지 버라이어티 풍부한 선곡. 의복도 록스타풍으로 푸르게 빛나는 민소매 상위와 하위가 있거나, 옷자락을 당기면서 검정을 베이스로 한 모던한 무늬의 현대풍 샤프한 차림을 연출하거나, 맵시 있는 모자를 쓰는 등 매우 세련됐다.


여성진의 난투, 뜻밖의 만남으로 콜라보 댄스 서프라이즈도. 캐스트, 스태프 모두 즐기면서 좋아하는 노래를 선택해 즐거운 퍼포먼스로 완성해가는 과정도 느껴져 객석도 미소와 큰 박수로 참여. 이것 또한 여기서밖에 없는 "즐거운 히나마츠리"다.

그럼 히나마츠리 인형들. 하나코는 인형 상자에 둥지를 튼 거미 요괴인 것이 탄로나 세츠코를 납치해 도망쳤다. 쾌활하고 민첩한 고닌바야시도 가세해 인형들이 똘똘 뭉쳐 거미 퇴치 전투에 뛰어든다. 거미 요괴가 달아난 곳은 호화로운 히나고텐! 검고 폐쇄적이던 무대 위가 단번에 화려한 색채로 채워진다.

하지만 아름다운 히나고텐에 쳐진 커다란 거미줄에는 세츠코가 잡혀있다. 여기선 전원 총출동, 의기소침해있던 오비나도 에보시를 쓰고 칠흑 바탕에 금색 무늬가 빛나는 웅장한 의복으로 등장. 담홍색과 녹갈색의 배합이 봄처럼 화려한 메비나도 뒤를 이어, 자신들의 장소를 지키는 대대적인 범인 체포의 시작이다. 몇 번이나 거미줄을 흩뿌리며 응전하는 거미 요괴와 검과 언월도, 활과 악기와 와카 등 각자 특기를 한껏 발휘하여 뛰어다니는 인형들이 뒤섞인 무대 위! 도착지는 물론 HAPPY END. 자, 세츠코와 함께 염원하던 히나마츠리 준비다.



작·연출 카노가 장난기를 소중히 하면서 만들어 낸 "일본물 판타지"의 세계는 옛스러운 대사의 표현이나 가사도 듣기 편하고 이야기에 빨려들어감에 따라 의미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 감촉은 민화나 전설, 정중하게 자아낸 그림책에 접하는 기분으로 이건 꼭 아이들도 체험해주었으면 하는 세계.

이야기를 물들이는 오오누키 유이치로가 담당한 오리지널 뮤지컬송도 세련됐다. 양질의 영화 음악을 연상시키는 경쾌함과 보편적인 친근함이 갖추어져 있었다. 뮤지션들의 라이브 연주도 사치스럽고 일본과 서양의 악기가 함께 있기에 나오는 고품질 음색은 우리의 정서에 큰 울림을 주었다.

야마모토와 시즈키를 필두로 하나구미 연극 멤버 등 뛰어난 무대인들과 스즈키나 테라다, 이와타치, 유키텐, 코미야마의 곧고 발랄한 퍼포먼스 콤비네이션도 즐겁고 봄 기분도 높아져「아름다운 것을 접하고 싶어」「엔터테이먼트를 즐기고 싶어」라는 캐주얼한 기분도 만족시켜주는 이 특별함은 다른 곳에는 없는 이 작품만의 개성이다. 물론 조명에 비추어 한층 더 훌륭함을 느끼게 하는 진짜 의복이 가진「美」는 빼어나다. 그야말로 리얼 히나마츠리 인형을 우리 눈앞에 출현시켰다.

각자의 생각이나 추억과도 접하는 히나마츠리는 말하자면 세대를 뛰어넘은 "공통 언어"다. 그곳을 입구로 즐기면서 일본 문화에 접하고 무대 퍼포먼스를 만끽할 수 있는「이상한 나라의 히나마츠리」. 2022년에 탄생한 히나마츠리의 새로운 재미이다.



글 : 요코사와 유카    / 사진 : 미야카와 히시사
출처 SP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