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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를 말한다

천사의 발톱 더블 캐스트 후기

by 캇짱 2007. 1. 26.


* 새로 쓰기엔 귀찮고 뮤매에 올렸던 후기를 그대로 옮겨옵니다.

천사의 발톱 프리뷰 공연

24일 김도현씨, 이찬미씨
25일 유준상씨, 최선희씨


최선희씨(?)의 경우 오늘의 캐스트 명단을 확인하지 못하고 들어가서 성함이 확실하지 않네요.
24일의 희연역의 배우분과는 확실히 다른 분이셨습니다.

이렇게 하루 간격으로 더블 캐스트 두분의 공연을 모두 보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비교라는 것을 하게 되는데

노래는 김도현씨께서 잘하십니다.
유준상씨도 나쁘지는 않으신데 김도현씨 공연을 먼저 보고 나서 보니
조금 약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유준상씨께서 무난한 수준이라면
김도현씨께서는 득음하셨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번이 첫 주연이시던가요? 그 동안 참아왔던 마그마가 폭발하는 듯한
파워풀한 가창력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정말 귀가 즐거웠습니다.

연기는 어디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는데요.
비주얼적으로 일두/이두 에 어울리는 것은 유준상씨입니다.
일두/이두의 나이가 43세로 설정되어 있고,
누가 봐도 아저씨- 란 가사가 나올 정도로 중년의 마음을 대변하는 노래가 많습니다.
유준상씨 실제 나이가 30대 후반이시죠. 또한 결혼도 하신 유부남이십니다.
그래서인지 '아저씨' 라 불리는 것이 자연스럽고 역에 참 잘 어울린다는 느낌입니다.
그냥 보고있는 것만으로도 공감이 되지요.

그에 비해 김도현씨는 저 얼굴의 어디가 43세라는거냐!! 라는 반발심이 들더군요.
물론 연기는 잘하시지만, 아저씨면 좀 아저씨 다워야죠;;
내가 이 나이 되서 사랑을 할 수 있을까.. 하시는데 충분히 하시고도 남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좀처럼 공감이 되진 않더라구요.

쌍둥이지만 서로 상반되는 성격의 일두/이두를 표현함에 있어서는
두분의 연기스타일에 따른 개성이 드러납니다.

일두와 이두의 차이가 극명했던 것은 김도현씨였어요.
일두는 그야말로 바보 청년이었고 이두는 매력적인 후크선장이었습니다.
바보치고 너무 귀여운 게 문제♡

유준상씨의 경우, 일두는 정말 멍청한 바보라기 보단 그 '순수함' 때문에 바보로 보였달까요.
바보스러운 면이 많이 축소된 반면, 꼭 어디엔가 있을법한 아저씨스러움이 살아있었습니다.
일두에서 이두로, 이두에서 일두로 왔다갔다 하시는
섬세한 내면연기 면에서는 유준상씨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김도현씨의 경우 변화가 극명해서 알아보긴 쉬웠지만 좀 단순하단 느낌이 들었거든요.

참 그리고 전 이 공연을 보기 전 이미지만으로 볼 때
천사 일두는 유준상씨가 악마 이두는 김도현씨가 더 잘 어울리실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의외로(?) 공연을 보시면 정반대인 걸 느끼실 겁니다^^
김도현씨 일두 넘으~ 귀엽고, 유준상씨 이두 넘으~ 멋지십니다!
결론은 두분 다 놓치기 아깝단 얘기.

쓰다보니 길어지네요. 다른 배역들에 대해서도 짤막하게 소개하자면
전 희진 역에는 이찬미씨보다 최선희씨가 좋았습니다.
이찬미씨는 나이에 맞지 않게 억지로 귀여운 척 한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물론 역할이 갓고등학교를 졸업한 스무살 역인건 알지만 아무리 그래도
맨 앞자리에서 봤던 저로서는 살짝 부담스러웠어요. 목소리도 애기 같고;;
최선희씨는 귀여움이 옅어진 반면에 조금 노는 날라리 느낌을 잘 표현하시더군요.
그렇게 연기하다 보니 오히려 억지로 어린 척 하는 것보다
교복도 어울려보이고 전체적으로 안정적이셨어요.
노래는 두 분 다 무난. 이찬미씨 쪽이 쬐끔 더 잘 했던 거 같기도.

태풍 역의 이신성씨는 24일날 봤을 때는 상태가 메롱이시더니
(잘하셨지만 다른 분들이 너무 뛰어나셔서 상대적으로 묻힌 느낌이랄까요)
25일엔 다른 배우분들과 밸런스도 맞고 참 잘하셨습니다.
조금 모자란 듯한 가창력도 우유부단한 태풍이의 모습과 매치하면 잘 어울려요.

그 밖에 짝귀 역의 양준모씨, 마담/미미 역에 구원영씨.
최고의 노래와 최고의 연기를 펼쳐주십니다.
극이 초반엔 좀 산만한 느낌인데 짝귀 등장하면 그런 거 없습니다.
한 순간에 무대 장악하십니다. 감동이세요ㅠ_ㅜ

앙상블도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웠고, 24일 공연보다 25일 공연이 나아진 느낌이었습니다.
프리뷰라 그런지 하루 사이에 연출도 조금 차이가 나더라구요.
무대 안쪽에서 연기하던 장면들이 무대 앞쪽으로 나와서 더 관객에게
가깝게 잘 보여진다는 이점이 있었습니다.
한가지 나빠진 점은 25일쪽이 오히려 스모그가 심했다는 거!
24일 정도가 적당했다고 보는데..

여기까지, 어디까지나 저의 개인적인 느낌에 따른 후기였구요.
물론 단점을 찾으라면 못 찾을 것도 없는 공연입니다만,
(특히 스토리의 개연성의 면에서 허술함이 많이 눈에 띕니다)
기회 되시면 공연장 찾아주세요^^ 저는 막공쯤에 또 보러갈지도 모르겠습니다.

덧. 대본 보니까 마지막에 "천사상이 무너진다.부숴진 천사상의 속에서 금괴가 쏟아진다"
라고 되어 있는데 저만 못 본 겁니까. 금괴.....
끝나고 나서 결국 금괴는 어떻게 된거야?? 라고 생각했는데.